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손승락(33)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마무리 투수다.
손승락은 지난 19일 목동 LG 트윈스전에서 9회 무사 2,3루에 나와 팀의 12-10 승리를 지키며 시즌 10세이브를 거뒀다. 그는 경찰청 제대와 동시에 마무리 투수로 전업한 2010년부터 6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임창용(삼성), 오승환(한신)에 이어 역대 3번째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의 2번째 대기록.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기록도 손승락 이전에는 2명 뿐이었다. 구대성이 1994년부터 2000년까지, 그리고 한국 무대에 복귀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한화에서 9시즌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진필중은 1998년 OB(1999년부터 두산) 시절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KIA, LG를 거치며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다수의 세이브와 꾸준한 연속 세이브 능력을 모두 갖춘 이가 손승락인 셈이다.

손승락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렇다 할 큰 부상 없이 팀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2011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했고, 지난해 구위가 떨어지면서 6월 2군에 가긴 했으나 그 외에는 1군에서 빠진 적 없이 꾸준함을 자랑했다. 누가 뭐래도 현재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승락이 꼽히는 이유 중 하나도 변함없는 몸상태다.
팀의 기여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달 "손승락이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승락이가 9회를 지켜주기 때문에 그 앞에 한현희, 조상우를 내보내며 키울 수 있었다. 팀 운영에 계산이 서게 한다. 후배들의 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손승락은 19일 기록을 세운 뒤 "기분 좋다. 세 명밖에 없는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 나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6년 동안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나의 볼을 잡아준 포수, 야수, 그리고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연속 기록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쭉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19일 넥센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발 송신영이 5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으나 불펜이 7점을 내주며 12-9까지 쫓겼다. 3점차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염 감독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손승락이었다. 바로 전인 17일 대전 한화전 6-7 역전패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추격 위기. 손승락은 팀의 기로가 될 수 있는 경기를 매조졌다. 마무리 투수의 존재가 왜 중요한지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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