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2015 프리미어 12’에서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를 모두 만나는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개막전부터 적지에서 한일전을 벌인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는 20일 오전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2015 프리미어12' 대회와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과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참석한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오는 11월8일부터 21일까지 대만과 일본에서 열리는 '2015 프리미어12'의 조편성과 개막전 대진이 발표됐다. 또한 대회 소개와 더불어 대회 공식 티저 영상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2015 프리미어12'는 WBSC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이다. 올해 첫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된다. WBSC에서는 21세 이하 참가로 제한된 야구월드컵을 대체하는 새로운 대회이자 메이저리그가 주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항마로 준비 중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전을 겸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조 편성 결과였다. B조에 속한 한국(랭킹 8위, 포인트 340.90점)은 공동 개최국인 일본(랭킹 1위, 785.15점)과 세계최강 미국(766.02점), 도미니카공화국(379.18점), 베네수엘라(269.00점), 멕시코(136.78점)와 붙는다. A조에 이탈리아, 대만, 캐나다 등 해볼 만한 팀들이 다수 포진한 반면 B조에는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 대한민국은 죽음의 대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A조에는 공동 개최국 대만(랭킹 4위, 605.48점)과 아마 최강 쿠바(662.98점), 네덜란드(433.50점), 캐나다(353.52점), 푸에르토리코(291.50점), 이탈리아(196.18점)가 포함됐다. B조는 일본을 제외하면 세계랭킹 2, 6, 8, 10, 12위로 구성됐고 A조에는 대만을 빼면 3위, 5위, 7위, 9위, 11위 팀들이 있다.
개막전은 11월 8, 9일 일본과 대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A조 개막전은 11월 9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있을 대만과 네덜란드의 경기다. B조 개막전은 한일전으로, 일본 삿포로돔에서 11월 8일에 벌어진다. 2004 아테에 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2003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있었던 ‘삿포로의 굴욕’을 씻을 기회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개막전부터 성사된 한일전에 대해 “두 팀은 역사적인 라이벌이기 때문에 경기장은 꽉 찰 것이고, 일본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되지만 첫 승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KBO는 대한민국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을 파견하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가능한 최선의 대표팀을 구성하도록 하겠다. 다른 참가국도 페어플레이 정신과 팬들을 위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기대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에 대해서는 “쉬운 상대가 하나도 없다. 모두 위협적인 팀들이기 때문에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도 특별한 대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막상막하의 전력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깜짝 놀랄 만한 경기가 많이 나오는 흥미로운 대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개막전부터 있을 한일전 전망에 대해서는 “일본과의 경기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WBC를 통해 최근에 20여 차례 정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WBC에서는 일본이 두 번이나 우승을 했고,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이번에도 대표팀이 구성되면 결코 일본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차츰 구성될 계획이다. “먼저 9월 10일까지 1차 엔트리 45명이 구성되고, 최종 엔트리 28명이 구성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봐야겠지만 최종 엔트리는 10월 10일이기 때문에 그 안에 45명을 선발하고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항상 경기장에서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가장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향후 일정과 감독 선임에 있어서는 과거 경험을 들어 우승팀 감독이 수고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장마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시간이 부족해) 훈련이 걱정이다. 대표팀 전임감독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했듯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되지 않을까 예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삼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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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