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화 타선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는 최진행(30)이다. 2010~2011년 한창 좋았을 때 스윙이 살아났다. 김태균이 부상으로 빠진 4번 타순에서 흔들림없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최진행은 올 시즌 팀의 40경기 중 39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9리 33안타 9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매년 슬로스타터였던 그는 4월부터 힘을 냈고, 5월에는 완연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느덧 팀 내 최다 홈런 및 타점으로 중심타자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세부 기록을 보면 더욱 좋다. 삼진 31개를 당했지만 볼넷을 21개나 골라냈다. 득점권에서 3할6푼4리의 높은 타율로 집중력을 발휘했고, 희생플라이도 3개나 있다. 변화구에 방망이를 쉽게 내지 않는 선구안이 생겼다. 찬스에 강하며 상황에 따라 팀 배팅까지 구사하고 있다.

최진행은 최근 활약에 대해 "밸런스가 좋다. 감독님께서 '중심이 항상 떠있으니까 낮게 해라'고 말씀하신다. 쇼다·김재현 타격코치님들도 하체의 중심이동을 중요하게 지적하시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준다"며 "하체 중심을 낮게 하니 투수와 타이밍 싸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진행 특유의 거침없는 스윙이 꾸준하게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사실 기술적으로 크게 바뀐 건 없다. 타격 타이밍이 잘 맞으니 내 스윙을 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김성근 감독도 최진행을 인정하고 나섰다. 김 감독은 최근 최진행에 대해 "자기 스윙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타격 자세에서 중심이 높았다. 중심을 낮추니 선구안이 좋아졌다. 요즘 삼진도 적게 먹고, 공을 잘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최진행을 더 높게 보는 이유는 기술이 아닌 마음가짐이다. 김 감독은 "최진행이 발가락을 다친지 한 달이 넘었다. 최근에는 무릎도 안 좋아서 쩔뚝이면서 뛰기도 했다"며 "그런데 본인은 바깥에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 창피하다고 한다. 얼마나 의식이 개조된 건가"라는 말로 최진행의 하고자 하는 투혼을 높이 샀다.
타격뿐만 아니라 외야수비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진행은 "이 정도 안 아픈 선수는 없다. 어느 선수라도 안고 있는 통증이다"며 "경기에 나가기 위해선 아프면 안 된다"고 말했다. 타격 발전과 강한 멘탈까지,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최진행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