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로 떠난 박세웅의 난 자리에 엄상백이 등장했다. kt도 이제 당당한 토종 에이스가 나왔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투수 엄상백(19)이 잘생긴 외모와 실력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엄상백은 지난 19일 마산 NC전에서 선발로 나와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kt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kt의 최근 7연패를 끊고, 토종 투수로는 창단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꾸준히 선발로 기회를 얻은 만 19세 신인이 위기의 순간 팀을 구했다.
이날 엄상백의 투구는 크게 두 가지가 돋보였다. 최고 147km까지 나온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이었다. 사이드암으로서 빠른 공과 결정구 체인지업이 조화를 이뤘다. NC 이재학처럼 체인지업의 활용도가 뛰어났다. 이날 직구(42개)보다 더 많은 체인지업(44개)을 던졌다.

kt 정명원 투수코치는 "직구에 힘이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보통 143~144km였는데 147km까지 나왔다"며 "체인지업이 잘 떨어졌다. 특히 투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볼 스피드에 힘이 붙으며 주무기 체인지업이 더욱 효과적이었다.
덕수고 출신으로 2015년 1차 지명돼 계약금 2억3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엄상백은 고교 시절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는 투피치 투수였다. 그는 "고교 때는 직구·슬라이더만으로도 문제없었다. 프로에서 체인지업의 필요성을 느꼈고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완성도 높은 엄상백의 체인지업이지만 알고 보면 단기간 속성으로 배운 것이다. 엄상백은 "체인지업을 배운지 한두 달밖에 안 된다. (고)영표형이 체인지업을 잘 던져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캠프에서 한 달 연습하,고 시범경기 때는 잘 안 던졌다. 2군에 내려간 뒤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이제는 슬라이더가 아니라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바뀌었다"고 웃었다.
이처럼 빠른 습득 능력을 갖고 있는 엄상백은 앞으로 구속 상승 여지도 충분하다. 140km대 초중반의 구속이 NC전에는 중후반으로 상승했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볼 스피드 상승과 함께 위력이 동반된다. 엄상백은 "고교 시절 149km까지 던진 적 있다. 키가 크며 볼에 힘이 붙었던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키는 안자란다"며 웃었다. 그의 신장은 188cm로 장신이다.
데뷔 첫 승과 함께 선발투수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제부터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도는 게 관건이다. 엄상백은 "지금까지 야구하며 아파본 적이 없다. 팔꿈치나 어깨 모두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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