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28)이 결국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어깨 통증이 찾아와 재활훈련에 매진했던 류현진은 별 차도가 없자 수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구단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수술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투수에게 있어서 어깨 부상은 치명적이다. 아무리 작은 부상이라도 일단 어깨에 칼을 대는 순간 1년 재활은 각오해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건 회전근 부상이며 어깨 관절와순이 마모되는 증상도 많은 투수들의 커리어를 망친 주범이다. 그나마 관절경 수술로 가볍게 부상부위만 청소하는 정도로 끝난다면 다행이다.
보통 회전근 부상은 MRI(자기공명장치)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하기에 류현진은 관절와순 마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CBS 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 역시 최초로 관절와순 마모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KBO 리그에도 관절와순 마모로 고생한 투수가 적지 않은데, KIA 타이거즈 이대진 투수코치가 바로 그랬다.

이대진 코치는 1993년 프로에 데뷔, 해태왕조의 한 축을 담당하며 90년대 최강의 우완투수로 군림했다. 그렇지만 2000년 어깨부상이 찾아오며 그 해 12월 22일 LA 조브 클리닉에서 우측어깨 관절 및 물혹 제거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이듬해 9월 21일 강남성심병원에서 우측어깨 충돌증후군 수술을 다시 받았고, 2004년 12월에는 관절막 회전근개 부분 봉합술까지 받았다.
이대진 코치는 2000년 수술을 받은 뒤 꼬박 3년 재활을 하다가 2004년 복귀했지만 다시 통증이 도졌다. 2004년 3경기, 2006년 1경기만 뛰었고 2007년에야 17경기에 출전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7년 사이 이대진 코치는 150km 강속구를 뿌리던 우완 정통파 투수에서 14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을 던진 기교파 투수가 됐다.
7년 동안 재활만 했던 이대진 코치라 어깨에 대한 조예가 깊다. 류현진의 수술소식에 이대진 코치는 "일단 어깨에 의학적 문제가 있다고 진단을 받으면 심각한 건 맞다"면서 "당시 재활과 치료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요즘에는 많이 의학이 좋아져서 수술하면 나보단 나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예상을 내놨다.
이어 이대진 코치는 "한 번 다쳐서 관절경을 넣어 구멍을 뚫으면 이미 손상이 된다고 보면 된다. 100% 완전하게 돌아온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잘만 하면 구속유지가 가능할 것 같다. 임창용도 팔꿈치와 어깨수술 같이 했는데 괜찮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중요한 건 완전한 치료와 완벽한 재활이다. 이대진 코치는 "난 첫 번째 수술을 잘못했다. 지금은 안 하는 수술법인데, 그 수술 때문에 어깨 안쪽 근육이 탄성을 잃었다. 중간중간 던지긴 했어도 재활만 7년을 했고 지금도 어깨는 아프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초기관리를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대진 코치는 "서둘러 재활하지 말고 내 공을 천천히 통증 없이 던질 때까지 재활을 해야 한다. 야구장 TV에서 보면 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류현진이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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