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했던 김광현(27, SK)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올 시즌 한화전에서는 유독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회 불운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 끝에 5⅔이닝 7피안타 4볼넷 7탈삼진 5실점(4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시즌 6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1회 출발은 근래 들어 가장 깔끔했다. 선두 이용규를 3구 만에 149㎞짜리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고 권용관 정근우는 모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팀 타선도 1회부터 상대 선발 송은범을 두들겼고 상대 실책까지 편승해 4점을 얻으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광현은 2회도 선두 최진행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그러나 김경언 폭스의 타석 때 제구가 흔들리며 연속 볼넷을 내줬다. 다만 위기에 강했다. 김회성을 145㎞ 빠른 공으로, 조인성은 134㎞ 슬라이더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4-1로 앞선 3회 흔들리며 실점했다. 수비까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선두 주현상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중전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용규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권용관의 유격수 옆 내야안타 때 송구 실책이 나오며 1사 1,3루가 됐고 정근우의 유격수 옆 내야안타 때 1점을 내줬다. 위기는 계속됐다.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에 몰린 것. 여기서 김경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순식간에 1점차까지 쫓겼다.
수비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폭스의 3루수 방면 병살 코스 때 나주환이 이를 잡아내지 못하고 1사 만루가 됐다. 이어 김태균의 1루 땅볼 때는 박정권이 재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사이 3루 주자 최진행에게 홈을 허용함은 물론 김태균까지 1루에서 살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조인성 타석 때는 폭투를 던져 역전을 허용했다. 조인성을 1루 땅볼, 주현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겨우 3회를 마쳤지만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 하나에 5점을 내준 불운한 이닝이었다.
다만 3회 박정권이 동점 솔로포를 치며 동점을 만들어줬고 김광현은 4회를 무난하게 넘기며 5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경언을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폭스에게 슬라이더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내줬지만 강경학을 중견수 뜬공으로, 조인성을 삼진으로 잡고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5회까지 투구수는 딱 100개였다.
김광현은 5-5로 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주현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김광현은 이용규의 투구 강습 타구에 왼 발목 부위를 맞는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위기에 몰렸다. 부상을 면한 것이 다행이었다. 이어 권용관 타석 때 이용규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고 권용관의 유격수 땅볼 때 2사 3루가 된 뒤 마운드를 문광은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114개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동률 기록이다. 다만 문광은이 정근우를 잡아내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