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왕조를 이끌었던 좌·우 에이스의 첫 선발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인천에서는 기대에 어긋나는 실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 와중에 김광현(27, SK)과 송은범(31, 한화)의 투수 대결도 기대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흘러나갔다. 두 선수 실책에 울며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는데 김광현, 그리고 SK 내야의 상황이 더 심각했다.
김광현과 송은범은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시즌 5번째 맞대결에서 나란히 선발로 출격했다. 유니폼을 벗은 사석에서는 친분이 깊었지만 이날은 양보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SK는 연승을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었고 김광현 또한 직전 등판인 14일 인천 두산전(3이닝 7실점)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한 송은범도 이번 경기에서의 반등이 절실했다. 여기에 소속팀의 5할 승률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두 선수의 투구보다는 실책 싸움으로 흘러갔다. 먼저 눈물을 흘린 것은 송은범이었다. 1회 부진에 동료 실책까지 겹쳤다. 선두 이명기에게 볼넷, 박재상에게 볼넷, 이재원에게 좌익수 옆 2타점 2루타를 내준 송은범은 1사 후 박정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정상호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았으나 김성현의 타석 때 실책이 나왔다.

1루수 방면으로 가는 타구였는데 김회성이 이를 전진해서 잡으려다 바운드를 놓쳐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닝이 끝나야 했을 상황에서 3루 주자 이재원이 홈을 밟았고 한화 벤치는 결국 송은범을 ⅔이닝 만에 교체했다. 투구수는 단 28개였다. 결과적으로 김회성이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면 송은범은 좀 더 경기를 끌고 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김광현은 더 불운했다. 3회 동료들의 잇따른 실책에 울었다. 1사 1루 상황에서 권용관이 중전안타성 타구를 쳤다. 유격수 김성현이 잘 따라가 잡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공을 빼는 과정에서 흘렸고 급한 나머지 1루에 악송구가 나오며 1사 1,3루가 됐다. 안타에 이은 실책이 기록됐다. 결국 정근우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최진행의 볼넷, 김경언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뺏겼다.
결정적인 실책은 폭스 타석 때 나왔다. 3루수 방면 병살타 코스였지만 나주환이 공을 떨구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한 것. 이어 김태균 타석 때 나온 1루수 방면 힘 없는 타구는 박정권이 홈과 1루 중 어느 한 쪽도 공을 던지지 못해 역시 내야안타 적시타가 됐다. 김광현은 이후 조인성 타석 때 폭투까지 던져 3회 외야로 나가는 타구 딱 하나에 5실점을 했다.
이후 상황도 아쉬웠다. 박정권 나주환의 홈런으로 6-5로 뒤집은 상황에서 문광은이 7회 선두 최진행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후속타자 김경언 타석 때 내준 폭투가 문제였다. 이후 폭스의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 때 동점을 내줬다. 폭투가 아니었다면 결과론적으로 리드를 지킬 수도 있었다. SK가 9회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이기기는 했지만 좀 더 좋은 경기를 벌이려면 3회와 같은 수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깨달은 한 판이었다. 승리와 교훈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더 값진 승리일 수도 있었다.
skullboy@osen.co.kr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