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김두현(33, 성남FC)이 실력으로 광저우를 잠재웠다.
성남FC는 20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김두현의 결승 페널티킥에 힘입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2-1로 이겼다. 두 팀은 오는 27일 광저우에서 펼쳐지는 2차전 결과를 합산해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광저우는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월드클래스를 수집한 ‘중국의 바이에른 뮌헨’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성남이 밀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전날 열린 기자회견서 김두현도 광저우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축구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 상대가 워낙 강하지만 축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광저우가 많은 돈으로 얼마나 잘하는지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 많은 몸값을 받고 경기하지만 우리가 한 번 이기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여유를 보였다.
김두현은 약속을 지키는 듯 했다. 전반 23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김두현은 재치 있는 속임 동작으로 광저우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쪽의 조르징요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골키퍼와 1 대 1 기회를 한 차례 날렸던 조르징요는 이번에 침착하게 골로 보답했다. 김두현의 어시스트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성남은 미드필드싸움에서 밀렸다. 하지만 광저우의 공세를 잘 막아낸 뒤 역습을 노렸다. 세련된 역습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두현의 경기운영과 패싱센스가 있었다. 김두현은 전반 39분 강력한 프리킥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두현은 후반 21분에도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성남은 전반 42분 황보원에게 기습적인 중거리포로 실점을 허용했다. 성남은 후반전 리쉐펑의 퇴장으로 수적우세를 점했다. 결국 성남은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김두현이 침착하게 역전골을 넣었다.
이날 1골, 1도움을 올린 김두현은 한국축구의 매운 맛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축구는 몸값이 다가 아니란 사실을 성남과 김두현이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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