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흥행-올림픽 복귀, 관건은 빅리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21 06: 02

매년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길 원하는 야구팬들의 꿈이 ‘프리미어12’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는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2015 프리미어12' 대회와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WBSC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이다. 올해 첫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된다.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4년 뒤인 2019년에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전을 겸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돌아오려면 프리미어12가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2019년 대회 이전에 도쿄 올림픽 종목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WBSC 역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경우에 한해 2회 대회를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무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야구의 최강을 가리는 대회로는 지금까지 야구월드컵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은 21세 이하 젊은 선수들만의 경연장이었고, WBC는 대륙별 안배와 야구 인구 확대를 위해 중국, 남아공 등 야구 후진국도 참가한 반면 메이저리그 스타들은 대거 불참해 대회 수준이 기대보다 높지 않았다. 프리미어12에는 세계랭킹 12위 내에 있는 팀들만 출전 자격이 있어 메이저리거만 총출동한다면 수준 높은 대회가 꾸려질 수 있다.
관건은 최고 선수들의 참가 여부다. 한국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최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겠다는 다짐을 꺼냈다. 9월 10일까지 45인 엔트리가 정해지면 이를 토대로 10월 10일까지 28명의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과 대만 역시 정예 멤버들이 프리미어12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하나라도 추가하기 위해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따라서 최상의 멤버가 모일 것이다.
그러나 대회 전체 성패의 키를 쥐고 있는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카르도 프라카리 WBCS 회장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할 것이라는 계획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의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 향후 며칠 안에 조율이 될 예정이다”라고 말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프라카리 회장은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를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오디션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8월에 열리는 올림픽에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메이저리거들의 참가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야구의 세계화와 올림픽 정식종목 복귀, 인기 상승 등을 위해서는 빅리거들의 프리미어12 참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의 참가 여부다. 특급 메이저리거들은 WBC 출전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시즌 직전이기도 하거니와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해도 개인이 탐낼 법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미어12는 WBC와 달리 시즌 후에 개최되지만 본질은 같다. 빅리거를 참가시키려면 그들의 격에 맞는 금전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명분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를 불러들이기는 실질적으로 무리가 있다.
미국은 물론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빅리거들을 다수 보유한 국가들이 정예멤버를 파견하지 않을 경우 프리미어12는 WBC와 마찬가지로 반쪽짜리 대회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 빅리그의 스타들을 앞세워 전 세계 팬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올림픽 복귀도 없던 일이 된다.
물론 성공하기만 한다면 한국야구는 매년 국가대항전이라는 강력한 흥행요소를 갖게 된다. 홀수 해에는 프리미어12와 WBC가 번갈아 펼쳐지고, 짝수 해에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있다. 프리미어12가 야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재진입을 촉진한다면 매년 최고의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도 현실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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