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는 없다.
KIA 타이거즈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9-5로 승리했다. 선발 임준혁이 2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바통을 이어 받은 홍건희가 4이닝 1실점 호투한 후 심동섭, 한승혁, 윤석민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KIA는 올 시즌 마운드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이 4.12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그 중심에는 필승조로 구분되는 심동섭(2.75), 한승혁(4.15), 윤석민(4.98) 등이 있다. 특히 올 시즌엔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먼저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임준혁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와 불펜진이다.

홍건희는 3-3으로 맞선 3회초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 타사 임재철에게는 초구를 통타 당해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 하지만 문규현, 짐 아두치를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 팀이 6-4로 역전한 이후엔 삼진 3개로 4회를 막았고, 5회에도 손아섭에게 안타 1개를 맞았을 뿐, 큰 위기 없이 롯데 타자들을 상대했다.
계속해서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이후 7-4로 앞선 7회말 황재균에게 안타,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루킹 삼진으로 막으며 한숨 돌렸다. 이후 박종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이어 등판한 심동섭이 후속타를 막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8-5로 앞선 8회말엔 한승혁을 등판시켰다.
한승혁은 전날 롯데전에 등판해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바로 등판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필승조에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고 한승혁은 김문호-아두치-정훈을 삼자범퇴로 막고 본인의 임무를 마쳤다. 전날의 굴욕을 씻는 듯한 피칭이었다. 그 후 마무리 윤석민이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으며 이상적인 승리 시나리오를 썼다.
필승조 심동섭, 한승혁은 아직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한 번 실패한 이후의 등판에선 절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김 감독 역시 이를 믿고 등판시키는 모양새다. 특히 김 감독은 이전에 윤석민의 조기 투입에 대해서 “그렇게 해서 1경기를 이길지언정, 심동섭, 최영필 등의 선수들을 배제할 경우의 분위기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중간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김 감독의 믿음은 통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연패와 연승을 거듭했던 KIA지만 최근 8경기에서 연패가 단 한 번도 없다. 점차 탄탄해지고 있는 KIA의 전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중에서도 김 감독의 젊은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비록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는 KIA지만, 어린 투수들의 분전이 있기에 기대해 볼만한 올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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