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송신영(39)과 숫자 '19'는 알려진 대로 깊은 인연이 있다.
1999년 현대에 입단한 송신영은 처음 받은 번호 14번이 싫어 번호를 바꿀 생각을 하다가 2000년부터 다른 번호인 19번을 달기 시작했다. 그 후로 '19'와 그의 인연은 이어졌는데 프로 데뷔전이 2001년 4월 19일이었고 2011년 역대 19번째로 500경기에 등판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광주 KIA전에서 3200일만의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또 그와 '19'의 인연이 있으니 바로 지금까지 그를 그라운드에서 뛰도록 해준 아내의 생일(5월 19일)과 결혼기념일(12월 19일)이다. 그는 지난 19일 목동 LG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을 거둔 뒤 "오늘이 아내의 생일인데, 생일 선물로 승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특별한 승리 소감을 전했다.

송신영은 지난 시즌부터 매일이 야구 인생의 고비였다. 2015년 올해 그의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닌 실제 나이는 만 39살이다. 주변에서 은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스스로도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런 그에게 아내는 '쿨'하게 "그만 하라"고 말했다.
송신영은 "아내는 계속 '그만 해라. 할 만큼 하지 않았냐'고 말하면서 마음을 가볍게 해줬다.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할 때도 '처음부터 2군에 있을 거라 생각한 것 아닌가. 마운드에 서있는 것 자체가 이미 복받은 것이니 모든 것을 다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직언해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나이로 40살 든 선수를 쓰고 싶어하는 구단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뛸 수 있게 해주고 최근 2경기에서 부진했는데 계속 기회를 준 구단과 감독님, 코칭스태프가 있기에 계속 던질 수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송신영은 6경기에 나와 4승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대체 선발'이라 부르기에 미안한 호투로 팀 선발진 한 축을 맡고 있다. 그가 팀에 고마워하는 만큼 팀도 그에게 고마워해야 할 정도. 송신영이 든든한 아내의 내조와 구단의 배려를 업고 '노장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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