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승 81패’ LG는 넥센을 넘을 수 없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21 06: 15

그야말로 지독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에도 넥센 히어로즈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 LG는 지난 20일까지 넥센과 맞붙은 5경기에서 모두 패배, 시즌 전적 17승 24패 1무로 5할 승률 ‘-7’까지 떨어졌다. 넥센전 패배가 급추락의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뭘 해도 안 되는 경기내용이다. 투수가 막으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투수가 무너진다. 투타 엇박자 속에 패배만 늘어간다.

올 시즌 넥센과 첫 경기부터 그랬다. 지난 1일 잠실 경기에선 송신영에게 꼼짝없이 당하며 1-3으로 패했다. 에이스 소사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LG 타선은 9이닝 동안 안타 2개 밖에 못 쳤다. 2일 잠실 넥센전에선 8회초 유원상과 이동현이 넥센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해 3-4로 졌다. 다음날에는 임지섭이 2⅓이닝 4실점으로 붕괴,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빼앗겼고, 반전 없이 2-6으로 고개를 숙였다. 4월까지 5할 승률을 지켰지만 넥센 3연전 스윕패로 모든 게 무너졌다.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고, 7연패로 5할 승률에도 멀어졌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지난 19일과 20일 경기에선 타선은 어느 정도 터졌다. 특히 19일 경기에선 올 시즌 최다타이인 10점을 뽑았다. 그러나 선발투수 소사가 최악의 컨디션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좀처럼 공에 힘이 붙지 않으며 4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소사의 뒤를 이어 등판한 불펜투수들도 추가실점, 12점을 내주며 넥센에 흐름을 빼앗겼다. 20일 경기도 비슷했다. 선발투수 임지섭은 1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는데, 그래도 타선이 5회초까지 4점을 뽑으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6회말 3실점, 7회말 2실점하며 이번에도 불펜진이 흔들렸다.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불펜투수들이 오히려 불을 키우고 말았다.
LG가 넥센에 약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G는 넥센이 창단한 2008시즌(당시 우리 히어로즈)부터 넥센만 만나면 고전하고 있다. 사령탑만 네 차례 바뀌었으나, 누구도 넥센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2010시즌을 제외하면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시즌이 없다. 8시즌 동안 상대전적이 무려 50승 81패에 달한다. 8년 동안 넥센에 31경기나 내줬다.
넥센전 고전이 없었다면, 매 시즌 최소 1, 2위는 더 높은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넘지 못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일부에선 ‘엘넥라시코’라며 두 팀의 맞대결에 주목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LG의 패배다. 
결과가 이렇다보니 넥센 선수들을 LG와 만날 날을 기다린다. 넥센의 한 베테랑 투수는 지난 시즌 “LG만 만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시즌 중 연패에 빠지면, 언제 LG를 만나나 확인하기도 한다. 꾸준히 LG를 이겨왔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자신이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LG는 21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투수로 우규민을 내세웠다. 우규민은 2013시즌 선발투수로 전향한 후 넥센전 상대전적 3승 3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LG에선 넥센에 가장 강한 투수 중 한 명이다. 이번에도 넥센전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LG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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