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LA 다저스가 또 한 번 날벼락을 맞았다. 브랜든 매카시에 이어, 이번에는 류현진의 시즌 아웃이라는 비보를 접했다. 이제는 트레이드를 통한 투수 영입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LA 다저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이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는다”라고 공식발표했다. 류현진은 지난 3월 시범경기 도중 왼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15일 부상자 명단과 60일 부상자 명단을 갈아타며 재활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세 번째 불펜피칭 이후 어깨에 뻐근함을 느꼈고 예상보다 구속도 나오지 않아 재활 과정을 중단한 채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류현진의 정확한 부상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는 2013년 입단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류현진은 차도가 없었고 결국 수술로 어깨를 열어 직접 상태를 확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청소’ 수준의 수술만 하고 마무리지을 수 있지만 큰 문제가 발견된다면 재활 기간은 그에 비례해 길어지게 된다.

어쨌든 수술대에 오르는 자체가 시즌아웃을 의미한다. 다저스로서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다저스는 올 시즌 기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의 막강 스리펀치에 FA로 영입한 브랜든 매카시, 브렛 앤더슨으로 5선발을 채웠다. 맥스 슈어저를 영입한 워싱턴과 더불어 리그 최고 위용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매카시는 지난 4월 말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류현진마저 시즌아웃 가능성이 높아지며 비상이 걸렸다.
매카시만 빠졌을 때까지만 카를로스 프리아스, 스캇 베이커, 조 위랜드, 데이빗 허프 등 대체 선발로 돌려막기가 가능했다. 팀 성적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이는 류현진이 5월 돌아와 선발 로테이션을 메운다는 가정 하에 가능했던 일이다. 매카시와 류현진 모두가 빠짐에 따라 다저스는 이제 무조건 선발투수 하나를 수혈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하면 앤더슨은 3선발로 다소간 약한 면이 있고 4~5선발은 검증된 선수가 하나도 없다.
결국 미 언론들은 다저스가 어쩔 수 없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의 수술 소식이 알려진 직후 “류현진은 어깨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다저스는 트레이드가 필요할 수 있다”라면서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스캇 카즈미어(오클랜드) 등을 후보자로 손꼽았다.
해멀스의 소속팀인 필라델피아는 현재 리빌딩 중이며 앞으로 4년간 많은 금액의 계약이 남아있는 해멀스를 처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다저스는 필라델피아가 만족할 만한 유망주를 제법 가지고 있는 팀이다. 쿠에토는 올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으며 쿠에토를 잡을 능력이 없는 신시내티는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얻어오는 것이 더 이득이다. 적어도 이 정도 선발투수는 되어야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에 걸맞은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다. 머리가 아파진 다저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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