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광저우 잡은 성남 비결은? ‘사제의 정’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5.21 07: 33

‘다윗’ 성남FC가 ‘골리앗’ 광저우를 잡았다. 비결이 무엇일까.
성남FC는 20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추가시간 터진 김두현의 결승 페널티킥에 힘입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2-1로 물리쳤다. 성남은 27일 광저우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한다.
김학범 감독의 지략과 선수들의 투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전날 열린 공식기자회견서 김 감독은 “정신적 지주인 정쯔를 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공수의 연결고리인 정쯔를 고립시킨다면 광저우의 막강한 공격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적중했다. 성남전에서 정쯔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성남은 잔뜩 웅크린 뒤 단번의 역습으로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전반 23분 역습상황에서 김두현의 패스를 조르징요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후반전 성남이 신나게 광저우를 두드릴 수 있었던 것도 체력적 우위가 한 몫 했다. ‘학범슨’이라 불리는 김학범 감독의 전략이 돋보였다. 
감독이 아무리 전술을 잘 짜도 선수들이 실천을 못하면 그만이다. 성남은 주장 김두현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몸값이 비싼 광저우에 주눅 들지 않고 “얼마나 잘하나 한 번 해보자”는 투지가 넘쳤다. 결국 성남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페널티킥을 얻었다. 마무리는 이번에도 김두현이었다.
경기 후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은 나이도 있지만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된 선수다. 열심히 하고 공도 잘 찬다. 후배 선수들이 그걸 보고 본받고 더 열심히 하려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1골, 1도움을 올린 주장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옆에서 듣던 김두현은 멋쩍어하며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선수다. 경기를 준비하고 분석하는 것은 감독님이 최고다. 주어진 어떤 환경에서도 베스트 팀을 만드는 것이 감독님이다. 만약 감독님이 더 좋은 팀에 계시다면 ‘학범슨’ 이상 버금가는 역량을 발휘하실 것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학범 감독의 역량이 상대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이상이라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끈끈한 사제의 정으로 뭉친 성남은 전략과 정신력에서 광저우를 이겼다. 오는 27일 광저우 원정경기에서도 성남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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