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다녀온 탈보트, 바티스타와 클레이의 갈림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21 13: 04

바티스타가 될 것인가, 클레이가 될 것인가.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1)가 2군에서 열흘 휴식을 마치고 1군에 돌아온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탈보트는 정확히 열흘의 재등록 기한을 채웠다. 김성근 감독이 당초 예고한 대로 21일 인천 SK전에 선발투수로 복귀하게 됐다. 팀이 2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이 깨진 상황에서 탈보트의 어깨가 무겁다. 
탈보트는 올해 8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실망스런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3경기에서 4일 휴식 등판을 감행하며 에이스의 역할을 했지만, 이후 5경기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보크 판정에 격분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라 2군에서 심신을 추스릴 시간을 줬다. 

2군 퓨처스 경기에도 한 차례 나왔다. 지난 14일 서산구장에서 두산 2군을 상대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며 구위를 회복했다. 당장 대체 외국인 투수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는 탈보트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2군에 다녀온 뒤 반등에 성공한 외국인 투수들이 적잖게 있었다. 지난해에는 LG 코리 리오단이 5월에 2군으로 내려갔으나 1군 복귀 후 에이스 모드를 펼쳤고, 2년 전에는 NC 에릭 해커가 견제 동작에 약점을 보이며 5월에 2군을 다녀왔는데 이후 본 실력을 발휘했다. 적절한 휴식과 조정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화에도 2군에 다녀온 뒤 살아난 투수가 있다. 2011~2013년 몸담은 우완 파이어볼러 데니 바티스타가 그 주인공. 바티스타는 2012년 전반기 마무리로 던졌지만 심각한 제구 난조로 위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하지만 6월 중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쌓은 뒤 후반기부터는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지난해 뛰었던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2군에 다녀온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클레이는 지난해 5월4일 부진과 어깨 통증이 겹치며 2군에 내려갔다. 이후 1군 복귀전이었던 5월16일 대전 SK전에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그것이 마지막 승리였다. 그 뒤로도 부진을 거듭한 클레이는 6월에 퇴출됐다. 
탈보트도 이제는 갈림길에 서있다. 바티스타처럼 극적으로 살아날지, 아니면 클레이처럼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일지 곧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집단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화는 탈보트가 바티스타처럼 되길 바랄 뿐이다. 클레이처럼 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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