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무질서'를 뜻하는 아니키의 거친 돌풍이 드디어 멈췄다. 전통의 명가 CJ 엔투스가 기세 등등했던 아나키의 돌풍을 잠재우면서 롤챔스 서머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간판스타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어둠의 통로'로 기막힌 슈퍼세이브를 연달아 펼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CJ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서머 1라운드 아나키와 경기서 1세트를 내줬지만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슈퍼세이브가 흥하면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개막전서 나진을 2-1로 제압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된 아나키와 전통의 강호 CJ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롤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아나키의 간판스타 '미키갓' 손영민이 SK텔레콤의 '페이커' 이상혁과 '이지훈' 이지훈을 제외하면 프로게이머들과 경기가 두렵지 않다는 선전포고도 이 경기의 관심을 더욱 높이게 했던 상황.

여기다가 아나키가 1세트 CJ를 완벽하게 압도하면서 CJ를 긴장시키면서 더욱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아나키는 1990년대 인기만화 드래곤볼의 사이언인들처럼 전투를 거듭할 수록 강해졌다. 솔로랭크에서 날렸던 개인기 뿐만 아니라 운영과 조직력에서 한층 날카로워지며 드래곤 중첩과 내셔남작 사냥 등 오브젝트 싸움에서도 CJ를 압도했다.
하지만 CJ는 나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1세트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됐다. 제이스를 선택한 '코코' 신진영이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합작해 퍼스트블러드를 가져오면서 아나키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신진영과 강찬용이 아슬아슬하게 교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이 거듭됐지만 이런 이득들이 계속 모이면서 아나키와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 타에서는 홍민기가 어둠의 통로와 영혼감옥으로 딜러들을 보호했고, '샤이' 박상면의 럼블이 그림같이 이퀼라이저 미사일을 바닥에 깔면서 대승을 견인, 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매라신'의 쇼타임을 연출했다. 초반부터 강하게 라인전과 급습을 노리는 아나키를 상대로 홍민기는 어둠의 통로로 인한 슈퍼세이브를 계속 펼쳤다. 이뿐만 아니라 홍민기의 영리한 플레이는 멈춤이 없었다. 홀로 있는 적들에게는 사형선고를 기막히게 적중시키면서 초반 주도권을 CJ가 가져오게 만들었다.
아나키 역시 20분경부터 잘 성장한 시비르를 중심으로 공방전을 유도했지만 네번째 드래곤 스택을 둘러싼 전투에서 CJ가 대승을 거두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험 많은 선수들 답게 CJ는 31분 내셔남작 앞에서 벌어진 전투서 상대 주요딜러들을 솎아내면서 17-9로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CJ는 35분경 중앙 2차 포탑앞에서 그림같은 이퀼라이저를 바탕으로 대승을 거두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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