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사냥꾼' 니퍼트, 무패 행진 삼성 앞에서 깨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21 21: 30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온 삼성 라이온즈 앞에 더스틴 니퍼트(34, 두산 베어스)도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니퍼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2탈삼진 1볼넷 4실점했다. 올해 패배 없이 3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던 니퍼트는 지난 4년간 자신의 먹잇감이었던 삼성에 일격을 당하고 팀의 1-6 패배 속에 시즌 첫 패전을 맛봤다.
니퍼트는 이날 이전까지 삼성과의 19차례 맞대결에서 13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강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삼성 킬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해 역시 삼성을 만나서는 7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72로 좋았다. 어떤 팀을 만나도 강인한 피칭으로 이겨내지만, 삼성을 맞아서는 더욱 난공불락이었다.

니퍼트가 삼성은 물론 다른 팀들을 상대로도 올해까지 5년째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주로 좌익수 위치에서 니퍼트의 공을 보는 김현수는 타석에서도 니퍼트를 만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했다. “좌타자가 치기 정말 어렵다. 캠프 청백전에서 상대했는데 몸쪽 공이 날 맞힐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더라”며 김현수는 좌타자가 니퍼트를 공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김현수의 말은 초반에 입증됐다. 1회초 박한이는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5구째 포심 패스트볼에 손을 대지 않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그러나 박한이의 생각과 달리 공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왔다. 루킹삼진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약간 다른 이야기를 했지만 치기 힘들다는 생각은 똑같았다. 류 감독은 “(키가 커서) 공이 높은 곳에서 나온다. 높은 공들도 있는데 안 건드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타자는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신 투수들이 갖는 장점이다.
하지만 류 감독의 걱정과 달리 니퍼트는 이날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전과 같은 엄청난 위력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타자들이 쉽게 속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6회초까지 장타(2루타)를 3개나 터뜨렸다. 그리고 장타가 터진 이닝에 니퍼트는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니퍼트의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다. 구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강속구 위주의 승부 패턴이 이번에는 먹혀들지 않았고, 경계하지 않았던 이흥련의 한 방에 니퍼트도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결과는 예기치 못했던 삼성전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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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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