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8, LA 다저스)이 결국 수술을 받고 긴 재활의 시간을 갖게 됐다. 아시아 투수들의 ‘3년차 징크스’는 류현진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팀의 주치의인 닐 엘라트리체 박사가 집도했다. 돈 매팅리 감독에 따르면 어깨관절순에 약간의 손상이 발견됐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시즌아웃은 피할 수 없다. 구단은 류현진이 2016 시즌 개막과 함께 건강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승승장구하던 아시아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4번째 시즌이 되면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3~4년차에는 부상으로 시즌의 일부 혹은 전부를 날렸고, 풀타임에 가깝게 뛰었더라도 성적이 전과 다른 경우가 많았다. 류현진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올해 나타났다.

미국 진출 첫 해인 2013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선전한 류현진은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상자 명단(DL)에 3번이나 오르면서 위험신호가 발견됐다. 결국 올해는 한 번도 빅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아시아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는 첫 2년간 401이닝을 소화하고 29승을 거뒀지만 3년차인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성적은 10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좋았지만 소화한 이닝이 144⅓이닝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4년차가 된 올해 토미존(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16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일본에서 7년간 국가대항전, 포스트시즌 등을 제외하고 정규시즌에서만 1315이닝을 던진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는 빅리그 첫 해부터 탈이 났다. 지난해 13승 5패, 평균자책점 2.77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136⅓이닝을 끝으로 팔꿈치 통증 때문에 홀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대만 출신의 왕젠밍도 양키스에서 고정 풀타임 선발로 2년간 38승을 거두는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지만 풀타임 선발 3년차가 되었어야 할 2008년에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많았다. 이는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발 인대가 끊어진 탓이었지만 1년 뒤인 2009년부터는 어깨 통증이 계속됐고, 이후 다시 에이스의 위용을 찾지 못했다.
노모 히데오도 4년차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첫 해인 1995년 평균자책점 2.54, 이듬해 3.19로 호투한 노모는 3년차에 평균자책점 4.25로 조금 흔들리더니 4년차에 다저스에서 뉴욕 메츠로 가는 트레이드까지 겪으며 6승 12패, 평균자책점 4.92로 최악의 시즌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빅리그 통산 123승을 거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는 효율적이고 간결한 투구 메커니즘을 가져 롱런이 예상됐지만, 미국 진출 4년째가 된 올해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 3경기에 등판한 이와쿠마는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61로 부진하다. 아직 현재진행형이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완전한 예외라면 박찬호와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 도요 카프) 정도다. 박찬호는 풀타임으로 6년, 풀타임 선발로는 5년간 버텼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박찬호가 올린 승수는 75승. 풀타임 선발 3년차인 1999년 13승 11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 출전 등으로 휴식과 다음 시즌 준비가 100% 완벽할 수 없어 1999년에 부진했다는 시각도 있다.
구로다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일본에서 11년을 뛰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구로다는 7년간 정규시즌에서만 79승을 따내고 1319이닝을 버텼다. 특히 2010년부터 우리나이로 불혹이었던 지난해까지는 5년간 평균 200이닝을 넘기고 한 해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다. 히로시마로 돌아간 이번 시즌에도 현재 3승 2패, 평균자책점 3.68로 건재하다. 마흔하나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투수에게 있어 어깨 부상은 팔꿈치 부상보다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류현진은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젊은 투수다. 앞으로 던질 수 있는 날이 많다. 이미 이번 시즌 복귀는 어려워진 만큼 완벽하게 재활을 마쳐 구속 감소와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마의 3년차라는 벽에 발목을 잡혔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코리언 몬스터'가 괴물 같은 회복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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