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힘 스털링(21)을 보며 그의 대선배인 스티븐 제라드(35, 이상 리버풀)가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버풀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스털링은 올 여름 안필드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2017년 계약이 만료되는 스털링은 최근 리버풀의 주급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 재계약을 거절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리버풀 유스 출신인 스털링은 어린 나이에 성공하기까지 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스타덤에 오른지 약 2년 만에 리버풀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과정도 경솔했다. 스털링은 언론을 통해 리버풀과의 재계약 거절 사실을 밝히며 리버풀 팬들의 원성을 샀다. 에이전트의 입방정도 문제였다. 꺼내지 않아도 될 말을 내뱉으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지금의 스털링 사태를 보며 문득 제라드가 떠오른다. 그가 안긴 거대한 울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잉글랜드 대표팀과 리버풀의 대선배인 제라드는 스털링과는 달랐다. 리버풀 유스 출신인 그는 지난 1998년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뒤 17년 동안 709경기를 넘게 소화하며 185골을 기록했다. 리버풀과 함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 1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2회, 리그컵 3회 우승 등의 영광을 일궜다.
제라드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17년 동안 참 한결 같았다. 기량, 리더십, 인품 등 나무랄 데가 없었다. 전성기 시절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드필더였기에 당연히 러브콜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개인의 영욕을 버리고, 리버풀과의 의리를 선택했다.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AC 밀란과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뿌리쳤다.
제라드가 리버풀에서 17년을 뛰며 수집한 우승컵은 그의 기량에 비하면 한없이 적은 개수다.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 욕심이 있지만 제라드는 전성기가 지난 올 시즌까지도 리버풀에서 힘겨운 도전을 이어갔다. 그는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LA 갤럭시로 떠나지만 '캡틴' 제라드의 모습은 쉽게 지워지질 않는다.
스털링이 혹여 리버풀을 떠나더라도 '대선배' 제라드를 본보기를 삼을 필요가 있다. 제라드를 비롯해 제이미 캐러거, 그레엄 수네스 등 팀의 레전드들도 때로는 과하다 싶은 채찍질로, 혹은 애정 어린 조언으로 스털링의 잔류를 바라고 있지만 그와 리버풀은 이미 너무 먼 길을 와 버렸다. 다른 팀에서라도 제라드가 몸소 보여줬던 교훈을 깨닫는다면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dolyng@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