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위기 탈출' 윤명준, 반전 계기 마련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23 19: 59

중압감을 덜기 위해 셋업맨으로 자리를 옮긴 윤명준이 부담 없는 상황에서 나와 위기 속에서 1이닝을 침착히 막았다.
이번 시즌 마무리로 낙점된 뒤 개막전 1이닝 무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초반에는 훌륭했으나, 4월 10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실점과 블론 세이브를 모두 기록한 윤명준은 이후 점점 실점이 늘어났다. 내야수들도 공교롭게 윤명준이 마운드에 오르면 실책을 범하며 어깨를 무겁게 했다.
보직은 다르지만 지난해 크게 부진한 투구를 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노경은은 윤명준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전날 경기에서 1⅔이닝 퍼펙트로 1373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던 노경은은 “나는 지난 시즌 구속이 지금과 같았지만 같은 구속이라도 초속만 빠르고 종속이 좋지 않았고, 구위도 떨어졌다. 하지만 명준이는 구위가 좋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며 윤명준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조언했던 내용을 들려줬다.

김태형 감독은 윤명준이 되도록 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부담 없이 던지기를 바랐고, 윤명준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했다. 팀이 9-0으로 앞서 큰 부담이 없던 9회초에 남은 1이닝을 막기 위해 나선 윤명준은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9회초 대타로 나온 박계현의 타구가 2루수 오재원을 맞고 뒤로 빠져나가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윤명준은 무관심도루와 김민식의 유격수 땅볼, 김재현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이후 김재현의 무관심도루와 박진만의 볼넷까지 더해져 1사 만루.
그러나 윤명준은 후속타자 나주환을 초구에 3루 땅볼 처리했고,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엮어 경기를 끝냈다. 불운하게 선두타자를 내보내 실점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갔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빠져나왔다. 마무리는 아니지만 노경은 앞에서 핵심 셋업맨이 되어야 할 윤명준이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혼자 힘으로 마련한 의미 있는 피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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