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활약에 웃는 두산, FA 효과 '톡톡'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24 05: 45

두산 베어스가 FA로 영입한 ‘장원준(30)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장원준은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했고 팀의 9-0 완승 속에 4승(1패)째를 따냈다. 두산은 불펜 평균자책점 6.12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음에도 장원준을 비롯한 선발진의 힘을 앞세워 24승 16패로 단독 2위다.
장원준이 있어 두산은 상위권 유지가 가능했다. 5선발로 내정됐던 이현승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고, 유네스키 마야가 노히트노런 이후 갈피를 집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 7.47로 부진하다. 대체 5선발인 진야곱은 아직 퀄리티 스타트(QS)가 한 번도 없다. 장원준마저 없었다면 두산의 마운드 사정은 지금보다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4승을 거둔 경기에서 가장 큰 고비는 1회초였다. 선두 박재상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동화의 번트가 타구 스핀 때문에 안타가 되는 불운을 맞이했지만 장원준은 이재원을 2루 땅볼 유도해 병살 처리하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장원준은 이 상황을 “1회초 1, 2루에 이재원의 타구가 글러브에 맞고 병살 처리됐다. 글러브에 맞지 않았으면 안타가 될 타구였다”라고 돌아봤다.
이후 1회말 팀이 4점을 뽑은 것이 호투의 발판이 됐다. 장원준은 “초반에 4점을 얻어서 공격적으로 던졌다. 구석구석으로 제구하려고 하지 않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기 위해 가운데에 계속 던졌다”고 말했다. 초반 리드한 상황이 좋게 작용한 것이다.
이제 팔꿈치 이상도 없다. 23일 경기에서 93구만 던지고 내려왔지만, 이미 7이닝을 던져 자기 할 일을 해낸 뒤였다. 이에 대해서는 “던지다 팔이 말려서 빠른 볼을 던져도 슬라이더처럼 갔다. 코치님이 물으셨는데 더 던지다가 위기를 만들면 다음 투수들이 힘들어질 수 있기에 7회초까지만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포수 양의지와의 호흡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변화구 비율이 높았던 점에 대해 묻자 “초반에 의지가 빠른 볼 사인을 내다가 주자가 나가면서 조금씩 바꾼 것 같다”고 답한 장원준은 “무조건 사인대로 던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 맞는 것 같다”며 파트너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입단식 당시 10승과 170이닝을 기본적인 목표로 내걸었던 장원준은 현재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항상 목표는 한 달에 2승을 하는 것이다”라고 덤덤히 말했는데, 페넌트레이스가 일반적으로 10월초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의 최소치가 12~3승에 이른다. 열흘 넘게 1군에서 빠지고도 벌써 4승을 해냈으니 15승에 근접한 승수도 가능하다.
앞으로 욕심낼 것은 이닝이다. 장원준은 “엔트리에서 빠진 게 아쉽지만 앞으론 빠지지 않고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팔꿈치 통증이 있던 1일 대구 삼성전을 빼면 7경기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늘 5이닝을 넘겼고, 총 43이닝으로 평균 6이닝을 돌파했다. 유희관,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최강의 이닝이터 트리오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다. 장원준이 자신의 목표에 근접할수록 두산도 장원준을 데려오며 꿨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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