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출신 선수 가운데 성공 사례는 많다. 최형우(삼성), 손승락(넥센), 최진행(한화), 양의지, 민병헌(이상 두산), 장성우(kt)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 오로지 야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보니 실력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롯데 시절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했던 신본기 또한 경찰청에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할 각오다. 지난 23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야구하기 딱 좋은 환경"이라며 "얼굴 살은 좀 빠졌는데 몸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신본기는 탄탄한 수비력이 강점인 반면 공격력은 다소 부족했다. 1군 무대 통산 성적은 타율 2할1푼2리(410타수 87안타) 5홈런 41타점 56득점.

전준우(외야수), 안치홍(내야수)과 친하게 지내는 신본기는 "셋이서 생각하는 게 잘 맞는다. 항상 함께 운동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며 "나 같은 경우에는 준우형과 치홍이에게 배울 게 많다. 내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물어보고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신본기는 타율 3할2푼2리(87타수 28안타) 3홈런 13타점 26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 중이다.
롯데 시절 주로 유격수와 2루수로 뛰었던 신본기는 경찰청의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경기에 자주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신본기는 "롯데에서는 내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훈련했었는데 현재 팀 여건상 3루를 보고 잇다. 많이 적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롯데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전날 경기 스코어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활약상까지 다 꿰고 있었다. "롯데 야구는 계속 보고 있다. 항상 누가 잘 했는지 챙겨보고 응원하고 있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 여러모로 많이 바뀐 것 같더라. 선수들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복귀 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신본기는 "이곳에서 심장을 더 크게 만들어 가야 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그는 "그동안 많이 위축되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 복귀하면 '경찰청에서 열심히 하면서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
유승안 감독을 비롯한 경찰청 코칭스태프에서는 신본기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착실하기로 소문난 그이기에 어딜 가든 사랑받는 건 당연한 일. 이에 신본기는 "나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군대든 사회든 시간이 흘러가는 건 똑같다.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더 잘 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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