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기자메일]건강한 나지완을 언제쯤 볼까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5.25 15: 55

KIA 외야수 나지완이 지난 24일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개막 이후 계속되는 부진 때문에 한 차례(5월 6일) 빠졌다 열흘만에 돌아왔지만 다시 8일만에 2군행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지완이 데뷔 이후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두 번이나 2군으로 내려간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그에게는 대단히 충격적인 일입니다. 1할6푼4리, 1홈런, 6타점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나지완은 지난 2008년 입단해 신인 개막전 4번타자로 기용될 정도로 촉망받는 거포였습니다. 1년의 적응기를 거쳐 2009년에는 3번타자로 23홈런을 터트리고 최희섭(33홈런), 김상현(36홈런)과 함께 NCK포를 구축했습니다. 세 명의 홈런이 모두 92개였습니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 끝내기 솔로홈런을 날려 12년만에 타이거즈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이후는 4번 타자로의 성장이었습니다.  최희섭의 부상과 부진, 김상현의 부진과 이적으로 비어있는 중심타자로 발돋음했고 2013년에는 21홈런, 96타점. 작년에는 통산 100홈런을 돌파하면서 3할1푼2리, 19홈런, 79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 덕택에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고 군면제 혜택까지 손에 쥐었습니다.

평균 20홈런, 80타점의 4번타자가 이해 못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훈련량입니다.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뼈조각 제거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했습니다. 겨울 훈련이 부족했습니다. 전지훈련에 앞서 실시한 오래달리기 테스트에서도 기준 시간을 초과했고 막판 전력질주로 턱걸이했습니다.
괌 재활을 거쳐 2월 오키나와에 가세했지만 타격훈련량이 모자랐고 스윙스피드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실전에서 타구의 질이 예전과 달랐습니다. 시범경기도 7타석 소화에 그쳤습니다.  이것은 개막 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홈런성 타구가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되는 장면이 상징적이었습니다. 스윙의 스피드와 궤도가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는 심리적인 측면입니다.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이후 팬심은 나지완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팬들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실력을 보여주는 길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진은 깊어지고 마음은 조급해지면서 심리적으로 극심하게 위축된 듯 합니다. 타석에서 자신감 없는 얼굴 표정, 누가봐도  좋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없는 심리상태였습니다. 
복귀해서도 12타수 1안타의 부진. 이제는 김기태 감독도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1군은 무한경쟁의 장입니다. 특정 선수에게 무작정 기회를 주기 어렵습니다. 때마침 외야수 신종길도 복귀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박준태와 김호령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김다원도 선발출전을 보장받을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보여준 것이 없었던 나지완도 도리없이 2군행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2군행은 첫 번째 2군행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그때는 열흘만에 바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복귀에 대한 기약이 없습니다. 우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듯 완벽한 몸과 타격 컨디션(스윙)을 만들어야만 1군 복귀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과 주변을 차분히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이럴때 흔히들 신인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금이 그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살다보면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실수도 하면서 시련을 겪기 마련입니다. 그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KIA에게는 건강한 나지완이 절실합니다. 중심을 이끌어야 할 최희섭과 이범호도 부진의 골이 깊습니다. 나지완이 회복해야 팀에 힘이 생깁니다. 그는 여전히 KIA의 일원입니다. 건강한 나지완을 언제쯤 볼까요.
KIA 담당기자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