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스타] '성장통' 김재유 "내 실력 꼭 보여주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26 05: 59

1군 선수들이 화려한 조명탑 불빛 아래 그라운드를 누빌 때 2군 선수들은 땡볕에서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1군에서 선발로 한 번만 뛰어보고 싶다"는 2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되기도 합니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오늘을 살고 있는 2군 유망주들을 OSEN이 한 명씩 소개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뇌리에는 김재유라는 이름 석 자가 깊게 박혔을 것이다. 이제 막 2군에서 1군에 올라 온 신인선수가 이름을 알리기 쉽지는 않은데, 김재유는 1군 단 4경기만에 확실하게 각인을 시켰다. 대타로 나와서 삼진, 수비에서의 실책 때문이다.
이후 김재유는 다시 2군으로 내려가 구슬땀을 쏟고 있다. 1군에서 한 번 좌절을 겪었지만, 2군으로 내려간 뒤에도 김재유는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현재 퓨처스리그 성적은 35경기 타율 3할7푼3리 4홈런에 20타점 23도루, OPS는 1.023이나 된다. 다시 퓨처스리그로 돌아간 뒤에도 9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벌이고 있다. 첫 번째 1군 나들이에서 시련을 겪었지만 김재유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 어깨수술과 재활, 그리고 육성선수
김재유는 부산 출신으로 경남중과 부경고를 졸업한 뒤 동의대에 진학했다. 고교졸업 후 드래프트에서 한 번 고배를 마셨고, 대학졸업 후에도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부상 전력이었다. 김재유는 “대학교 2학년 때 슬랩 수술(관절와순 파열)을 받았는데, 때문에 대학교 3학년 때까지는 거의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대학교 4학년이 돼서야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지명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사이에서 김재유의 타격 재능만큼은 잘 알려져 있었다. 롯데 조성우 전 스카우트팀장(현 육성팀장)은 동의대에 연락을 해 김재유를 육성선수(신고선수)로 뽑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렇게 김재유는 프로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올해 입단한 김재유는 4월 퓨처스리그부터 폭격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타격에 도루, 장타까지 갖춘 김재유는 ‘2군 아두치’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김재유는 “육성선수고 하니 2군에서 경기를 뛰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그런데 운이 좋게 첫 출발이 괜찮아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재유는 퓨처스리그 2번째 경기인 4월 1일 삼성전에서 5타수 2안타에 홈런 1개 도루 1개를 기록하며 착실히 성적을 쌓기 시작했다.
▲ 감격의 정식계약, 천당과 지옥 오간 1군
김재유는 4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8푼6리 3홈런 14타점 13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마침 롯데 1군에는 외야수가 필요했고, 2군에서 김재유를 추천해 정식선수 계약을 맺게 됐다. 원래는 5월 1일부터 계약이 가능한데, 김재유는 5월 5일에야 사인을 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김재유는 “전날 매니저님이 ‘내일 사직에 갈 준비를 해라’고 넌지시 말을 해 주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경기 시작 1시간을 남겨두고 부랴부랴 정식선수 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육성선수로 입단한 첫 해, 김재유는 뛰어난 성적을 앞세워 정식선수가 됐다. 롯데는 이번에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단 2명만 전환했는데 그 중 1명이 김재유, 나머지 1명이 투수 박진형이다. 김재유는 “가족들도 굉장히 좋아하셨다. 그런데 1군에서 너무 못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재유의 말처럼 그의 1군 데뷔전은 갑자기 찾아왔고 또 기회를 잡지 못했다. 4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종운 감독은 신인선수에게 이례적일 정도로 기회를 계속해서 줬는데, 결정적인 순간 9회말 2사 후 대타로 나가 삼진을 당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수비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재유는 다시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이 상처가 됐을 테지만 김재유는 “이제는 괜찮아졌다. 1군에서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내가 방향을 잘못 잡았던 것 같다. 대주자 쪽으로 주로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타격 쪽에서 기회를 주셨다. 내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지금 생각해봐도 준비가 덜 되었다 싶은데, 자신감만 앞서 있었다”면서 “연패 중이라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은 데 팀에 해만 끼쳐서 너무 죄송했다. 그래도 최준석 선배님께서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냐. 이번에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을 테니 다음에 올 때는 잘 만들어서 올라와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 다시 뛰는 김재유, “팬들에게 능력 보여드리고 싶다”
처음 2군에 다시 내려왔을 때 김재유는 많은 좌절을 했다. “그 주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때는 솔직히 격려를 해줘도 귀에 안 들어왔다. 인터넷으로 (롯데) 기사만 봐도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어서 많이 힘들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차피 선수생활을 계속 하려면 겪었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냉정해져서 다시 만들어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토니시 아츠히로 2군 타격코치도 김재유에게 큰 도움이 됐다. 퓨처스리그에 있는 롯데 타자들의 개조에 힘을 쏟고 있는 모토니시 코치는 김재유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기대주가 다시 2군으로 돌아오자 통역을 통해 “어차피 네가 1군에 올라가서 잘 치려는 것도 욕심이다. 빨리 (차이를) 경험해보라고 올렸으니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1군에서의 좌절은 김재유에게 약이 됐다. 그는 “처음 1군에 올라갈 때는 달리기가 장점이라 생각해 도루만 신경 썼다. 그런데 정작 타석에 들어가니 변화구가 (퓨처스리그와) 가장 큰 차이더라. 내가 하던 대로 강하게만 치려고 하니 1군에서 대처가 안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변화구를 치기 위해 부드럽게 스윙을 하는 연습을 하고 있고 수비 역시 많이 부족했다 싶어서 보강 중”이라고 말했다.
김재유의 목표는 하나, 바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래 타격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1군에서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김재유는 “2군에서 성적이 괜찮으니 팬들께서도 많은 기대를 보여주셨다. 그런데 올라가서 성적이 안 좋으니 ‘저것밖에 안 되는 선수인가’ 라고 생각하셨을지 모르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1군에 올라간다면) 내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 그게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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