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입니다. 조연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코칭스태프, 혹은 프런트라고 답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겠죠. 그들이 조연인 건 맞지만,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사람들은 화려한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일에 매진하는 이들이 아닐까요. 매주 1회 잘 모르고 지나쳤던 그들의 이야기를 OSEN이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선수들이 만족할 때 보람 느껴요”.

야구장은 선수들이 직접 야구를 하는 공간이다. 그라운드에선 수비부터 주루 등 선수들의 모든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야구를 하기 위해선 철저한 구장 관리가 필요하다. 10개 구단 모두 구장 관리 담당자들이 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개장해 국내 최고의 구장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구단은 효율적인 통합 관리와 운영을 위해 구장지원팀을 신설했다. 구장지원팀은 선수들이 좋은 여건에서 뛸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그 중 현민호 주임은 구장 지원 총괄을 맡고 있다.
한 KIA 관계자는 현 주임에 대해 “무엇이든 금방 뚝딱 해내시는 분이다.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정감이 넘친다. 여러 선수들이 주임님을 ‘선배님’이라고 부를 정도다”라고 말한다. 현 주임은 2002년 3월부터 KIA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해태 시절부터 필요한 기구들을 만들어 납품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현 주임은 주로 그라운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경기를 할 수 있게끔 그라운드를 관리한다.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면서 “잔디의 경우에는 선수단 일정에 맞춰 외주 업체에 시약 요청 등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신경 써야 할 부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양한 기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그의 몫. 현 주임은 “연습에 필요한 기계나 기구를 만들어주고 보수한다. 배팅 게이지 등은 각 구장에 맞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관리에 있어선 공격을 할 때와 수비를 할 때의 의견도 모두 반영해야 한다. 현 주임은 “관리라는 건 선수들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수비 코치는 그라운드가 부드러운 걸 좋아하고 타격 코치는 딱딱한 것을 선호한다. 그걸 적절히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연구한다. 어려운 부분에 대해 묻자 현 주임은 “모든 일은 쉬운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 하면 어렵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하면 여건이 좋아졌다. 현 주임은 “요즘은 구장 관리가 전문화, 세분화됐다. 예전과 일은 비슷하지만 체계화됐다고 볼 수 있다. 무등 야구장에선 보일러 등 다양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했다. 또한 무등구장 사용 당시에는 아마 야구도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았다. 그는 “그라운드 관리 일정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아마 야구를 오후까지 하고 나서 바로 다음 날 프로야구 경기를 하기도 했다”면서도 “여러 일을 겪다보니 더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 주임이 일을 하며 가장 보람 찬 순간은 역시 선수들이 만족감을 느꼈을 때다. 그는 “선수들이 요구하는 것을 만들어 줬을 때, 특히 그라운드 컨디션에 만족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 주임은 올 시즌의 바람에 대해 “홈경기를 72경기 치르는데, 선수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잘 뛸 수 있도록 해서 홈 승률이 높아지면 좋을 것 같다”면서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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