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기계화학적 공정을 통해 준금속(안티몬)을 그래핀에 입혀 세계 최초로 죽지 않는(die-hard) 연료전지 전극소재를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6일 발표했다. 현재 기업에 기술이전을 완료하여 제품화가 진행 중이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백종범 교수(주 교신저자), 김건태 교수, 정후영 교수, 박노정 교수가 주도하고 전인엽 박사(제1저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으로 수행됐고, 세계적인 자연과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5월 22일자에 게재됐다.
친환경 발전장치, 수소 자동차 등 그린 산업 성장의 핵심은 고성능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촉매를 이용하여 연료(수소, 알콜, 석유 등)와 산소 간 화학반응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치로, 기존에는 주로 백금을 촉매로 사용함에 따라 비싼 가격과 성능 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최근 백금 촉매의 대안으로 꿈의 소재 그래핀(탄소 원자가 벌집모양으로 연결된 얇은 막 형태의 나노 소재로, 뛰어난 물리적·전기적·화학적 성질을 지님)이 부각되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로만 구성된 중성적 특성을 갖고 있어 촉매로 이용할 경우 전기 화학적 활성이 낮아, 이종원소를 도입해 활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의 기술로는 금속이 아닌 원소(질소, 인, 황 등)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하나, 이 원소들이 그래핀의 결정을 손상시켜 타고난 우수성을 잃게 하는 문제가 있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연구팀은 기계화학적 공정(볼밀링)을 통해 최초로 준금속 중 하나인 안티몬(antimony)을 그래핀의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입혀, 전기화학적 활성도를 극대화하는 연료전지용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비금속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이번 성과로 그래핀의 결정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계속 사용해도 안정적이고 우수한 산소환원용 촉매의 특성을 발현시킬 수 있었다.
백종범 교수는 “동 성과로 준금속인 안티몬을 그래핀에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돼 완전히 새로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의 제조가 가능해져, 보다 다양한 분야로 상용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이 기술이 포함된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은 지역 중견업체인 덕양(주)에 이전 돼 양산 준비 중으로, 지역산업 발전과 국가산업용 원천소재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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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화학적 공정에 의한 안티몬이 도입된 그래핀 제조 모식도. 금속볼의 운동에너지에 의해 분쇄된 흑연의 탄소-탄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활성 탄소가 생성되고 이렇게 생성된 활성탄소의 높은 반응성이 탄소-안티몬 결합을 형성해 준금속인 안티몬이 그래핀의 가장자리에 선택적으로 도입된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