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타율 1위' 정훈, 마음은 오직 수비 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27 05: 44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 정훈(28)은 타격 쪽에서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 2할9푼4리로 아깝게 데뷔 첫 3할 타율을 놓쳤지만, 올해는 공격력에서 훨씬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현재 정훈의 타격성적은 46경기 타율 3할2푼9리(167타수 55안타) 5홈런 30타점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주전 2루수 가운데 가장 타율이 높다. OPS 0.914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생산능력도 대단하고, 도루 8개 성공에 1개 실패를 기록하면서 빠른 발까지 뽐내고 있다. 득점권타율 3할5푼4리는 시즌 타율보다 더 높다.
26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은 정훈의 원맨쇼라고 봐도 무방하다. 5타수 4안타에 홈런 2개, 타점도 4점을 올리면서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7회와 8회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서 하루에 시즌 4,5호 홈런을 동시에 적립했는데, 정훈은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훈은 웃지 않는다. 타격에 대해 물어봐도 수비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이유는 흔들리는 수비 때문이다. 현재 정훈의 실책은 8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많고, 2루수 가운데는 가장 많다. 수비 실수가 겹치면서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고, 그러다보니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공도 놓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정훈은 해답을 연습에서 찾았다. 신고선수(현재는 육성선수) 출신으로 롯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원동력은 끊임없는 훈련 뿐이었다. 그래서 수비가 흔들린 이후 경기 전 자청해 펑고를 받고 경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수비가 빨리 안정을 찾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정훈이었다.
타격성적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정훈이지만, 수비때문에 항상 자책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26일 경기에서는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화끈한 공격까지 보여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때문에 수훈선수로 선정된 뒤에도 정훈의 첫 마디는 "요즘 수비에서 실수가 많아 심란했다"였다. 좋은 타격성적에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정훈의 마음고생을 읽을 수 있는 한 마디였다. 이어 정훈은 "수비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공격은 내려놓고 편하게 타석에 들어갔는데, 그게 오히려 타격에 도움이 됐다. 공격이든 수비든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뛰어난 2루수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훈의 기량은 그들 중에서도 빛난다. 현재 자이언츠의 주전 2루수는 정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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