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 선발 야구 바람이 불고 있다.
시즌 초반 KIA의 선발진은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개막 후 6연승을 달리는 동안은 조쉬 스틴슨-양현종-험버-문경찬이 4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당차게 출발했다. 시즌 전만 해도 최하위로 평가됐던 KIA지만, 선발 야구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내리 5연패를 당하며 주춤했고, 4월까지 12승 13패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도 주춤했다. 임기준, 문경찬 등 젊은 투수들을 선발로 투입했으나 시즌 초반 이후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복귀 전력을 기다리며 버텼고 승률 5할에 –1이 된 상황에서 5월을 맞이했다.

5월엔 지원군들이 등장하면서 선발진이 안정됐다. 비록 현재는 2군에 내려가 있지만 서재응이 1군에 올라와 첫 2경기서 선발로 제 몫을 다 해줬다. 이후엔 김병현이 부진한 험버를 대신해 1군에 등록됐다. 그는 선발로 나선 첫 경기인 21일 사직 롯데전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기태 감독에 합격점을 받고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여기에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유창식도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따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KIA로선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유창식의 호투를 지켜본 김성근 한화 감독도 “투구 폼이 정말 예쁘더라”며 극찬할 정도로 좋아졌다.
KIA는 이후 3경기에서도 선발 투수들이 역투를 펼쳤다. 먼저 에이스 양현종이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4경기 만에 선발승을 수확했다. 무엇보다 에이스다운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어 스틴슨이 24일 삼성전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위력을 뽐냈다. 2경기 연속 선발 투수들이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임준혁은 2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임준혁은 패스트볼(59개) 중심의 피칭을 펼치면서 슬라이더(21개), 커브(11개), 포크볼(11개)을 다양하게 섞으며 선발승을 수확했다. 4회엔 무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나는 위기관린 능력까지 보여줬다.
이로써 KIA는 3연승과 함께 3연속 선발승을 기록했다. 모처럼의 3연승이자 시즌 두 번째 3경기 연속 선발승이다. 유창식까지 포함하면 4연속 선발 QS였다. 이 뿐만 아니라 앞서 등판했던 김병현도 좋은 투구 내용으로 선발진의 전망을 밝혔다. KIA는 4월까지 선발 평균자책점이 5.15로 리그 7위였다. 그러나 최근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인해 5월엔 선발 평균자책점이 3.74로 크게 낮아지며 NC(3.20)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선발 야구가 되면서 팀도 자연스럽게 힘을 내고 있다. 최근엔 팀 타선도 거의 완전체를 찾아가고 있어 KIA의 전망은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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