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LG 트윈스, 두려움부터 버려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27 13: 03

LG 트윈스가 부쩍 젊어졌다.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절반 이상이 20대다. 문선재 채은성 황목치승 양석환 나성용 이민재 등이 출장 중이다. 전력약화가 불가피하지만,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다른 색깔의 야구로 난국을 극복하려고 한다.
양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 kt전에서 승리한 후 “1회부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여서 리드를 잡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LG는 1회말 젊은 선수들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점수를 냈다. 리드오프 오지환이 중전안타를 치고 난 후 1루에서 리드폭을 점점 넓혔다. 오지환의 도루를 의식한 kt 선발투수 어윈은 1루 송구 에러를 범했고, 오지환은 3루까지 쉽게 밟았다. 이어 LG는 2번 타자 황목치승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선취점에 성공했다.
추가점을 뽑는 과정도 좋았다. 오지환처럼 황목치승도 민첩하게 다음 베이스를 노렸다. 황목치승은 한나한의 2루 땅볼로 2루, 이병규(7번)의 유격수 땅볼에 3루를 밟았다. 한나한과 이병규의 타구가 kt 내야진을 넘어갔다면, 황목치승은 홈까지 들어왔을 것이다. 때문에 kt는 첫 이닝부터 오지환과 황목치승의 스피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LG는 채은성의 적시타로 2점째를 올렸다. 채은성 또한 다음 타자 양석환이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 2루를 노리며 kt 내야진을 흔들었다. 6회말 4점째를 뽑는 과정에도 스피드가 있었다. 2사 2루에서 나성용의 얕은 우전안타에 2루 주자 양석환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홈을 밟았다. kt로선 LG가 2주전 만났던 그 팀이 맞나 싶었을 것이다. 달라진 선발 라인업 만큼이나 기동력에도 차이가 난다. 
양상문 감독은 과감하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선호한다. 주루사로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결과를 의식하지 말고 뛰라고 매번 강조한다. 스피드가 있는 젊은 선수들에겐 항상 그린라이트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 사정상, 쉽게 점수를 내기 위해선 스피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문선재가 3루 도루에 실패한 부분도 “충분히 3루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문선재를 감싸기도 했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양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타자들에게는 노리는 공이 들어오면 초구라도 치라고 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다. 수비와 주루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김용의를 2군에 내린 것도, 타석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9일 목동 넥센전 막바지 채은성이 초구에 투수 땅볼로 물러난 것을 두고 “초구 공략은 아주 좋았다. 다만 더 강하고 자신 있게 휘둘렀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LG 타선에 젊은 타자들이 많이 배치되면서, 상대 팀 배터리는 변화구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패스트볼을 던져 힘대힘으로 붙기 보다는,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으려고 한다. 실제로 득점권에서 LG 젊은 타자가 타석에 서면, 상대는 변화구로 카운트부터 잡는 경우가 많다.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에선 레일리가, 26일 잠실 kt전에선 어윈이 경기 중후반으로 갈수록 변화구의 비중을 높였다. 스윙 메카닉이 정립되지 않았고, 수싸움에 약한 젊은 타자들은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움츠려들기 마련이다. 빠르게 승부를 거는 게 답이 될 수 있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누구도 이제 막 1군 무대에 오른 젊은 선수들에게 3할 타율·세련된 주루플레이와 수비를 바라지 않는다.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히 상대에게 위협이 된다.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발산하는 에너지가 곧 최고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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