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분석] 서로에 대한 믿음이 전북을 만든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27 12: 59

수비수에 대한 공격수의 믿음과 공격수에 대한 수비수의 믿음, 그리고 선수에 대한 감독의 믿음이 전북 현대를 만들고 있다.
승승장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전북이 모든 대회에서 신나게 질주하고 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이 12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2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리고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전북은 어느덧 리그 최다 득점 1위, 최소 실점 1위를 차지하며 엄청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에도 리그 최다 득점 1위,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FA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북에 대한 수식어 중 '닥공(닥치고 공격)'이 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2013년에 전북에 복귀한 후 한 차례도 '닥공'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공격보다 수비 밸런스에 대해서만 강조한다. 그것이 2011년 전북과 현재 전북의 차이점이다. 2011년의 전북이 공격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면, 현재 전북은 공격의 위력을 줄었어도 수비에서 안정감을 끌어 올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크게 줄였다. 이번 시즌 전북은 21경기에서 단 2패만 기록 중이다.

▲ 공·수가 서로를 믿는다
전북의 공격진과 수비진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두텁다. 서로의 역할에 대한 믿음다. 수비를 할 때 공격진이 돕는 것은 현대 축구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공격진은 공격에 전념해야 한다. 역습 등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 때에 수비진이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 믿음이 없으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가 없다. 골키퍼 권순태와 수비수 김형일은 "우리가 공격을 막으면 공격진이 골을 넣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수 차례 밝혔다. 그건 공격진도 마찬가지다. 에두는 "공격수는 수비를 믿고, 수비수는 공격을 믿고 있다. 무실점만 하면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감독이 선수를 믿는다
26일 베이징 궈안(중국)전에 전북은 모든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폭행으로 퇴장을 당한 한교원을 자체 징계로 원정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공격 옵션 하나를 없애고 경기에 임한 셈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좋은 선수라는 믿음을 표했다. 인천전에서 첫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수적 열세로 갑자기 다른 역할을 했던 유창현이 대표적이다. 이날 유창현은 기대 만큼 공격적인 역할을 마음껏 뽐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53분 동안 베이징 수비진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후 투입된 에두가 쉽게 기회를 잡은 것은 에두 혼자의 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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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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