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 극찬' 강민호, 이제는 완성형 포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28 06: 00

롯데 자이언츠 주전포수 강민호는 올해 확실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그의 타격감은 놀랍기만 하다. 타율 3할3푼6리에 15홈런 42타점은 모두 팀 내 1위 기록이다.
그런데 강민호의 부활한 능력은 공격뿐이다. 수비는 타격이 주춤했던 지난 2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다. 강민호는 "수비형 포수라 불러 달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는데, 공격에서는 부진했을지 몰라도 포수라는 본분은 잊지 않았다.
올해 공격이 잘 풀리고 있는 강민호의 포수 능력은 상대적으로 덜 조명 받고 있다. 그렇지만 롯데의 시즌 초 기대이상의 성적에 강민호의 공이 크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다. 공격보다 수비를 먼저 생각하는 강민호는 여전히 수비형 포수다.

지난 26일 롯데 우완 송승준은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상대 선발 복귀전에서 5⅓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옆구리 부상을 딛고 돌아온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송승준은 "꼭 강민호 리드의 특별함을 느꼈다고 써 달라"고 당부했다. 대체 무엇이 송승준을 감격하게 했을까.
27일 경기 전 만난 송승준은 "민호가 정말 기가 막히게 리드를 했다. 무슨 공을 던질지 계속 고민을 했는데, 민호가 사인을 내는 대로 던지니 SK 타자들이 모두 속았다. SK 타자들이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치겠다는 마음을 먹고 경기에 나온 것 같은데, 민호는 귀신같이 타자들이 생각하는 반대 공을 요구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민호를 칭찬하는 건 송승준 뿐만이 아니다. 롯데 투수들은 강민호의 포수능력에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이적생 이성민은 "강민호 선배님이 내 공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박세웅도 "강민호 선배님이 정말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증언한다. 강민호는 쑥스러운 듯 이성민에게 "자꾸 인터뷰에서 내 이름 말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지만,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숨기지 못했다.
베테랑 투수 강영식도 강민호에 대해 "타겟을 잘 잡아줘서 제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타겟은 말 그대로 포수가 투수에게 던질 곳을 지정해주는 걸 뜻한다. 보통 포수들은 사인을 낸 뒤 글러브를 던져야 할 곳으로 가져다 대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지만 강영식은 "포수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사인이 안 맞아서 기분이 나쁘다 싶으면 사인만 내놓고 글러브도 내밀지 않는 포수가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지난 2년 동안 강민호가 포수로서 전념했다면, 이제는 공수 모두 믿음직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긴 침묵을 깬 강민호가 완전체로 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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