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보강 kt, 젊은 투수들 믿는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28 06: 09

kt 위즈가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32)를 웨이버 공시했다. 대신 kt는 외국인 타자의 영입을 택했다. 이는 유망주 투수들에 대한 신뢰와 육성 의지가 깔린 선택이었다.
kt는 27일 시스코의 웨이버 공시를 공식 발표했다. 당초 kt는 필 어윈-시스코-크리스 옥스프링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투수로 1선발부터 3선발을 꾸렸다. 개막 후 3경기서도 3명의 외국인 투수가 차례로 등판했다. 하지만 kt는 개막 11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좀처럼 연패를 끊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외인 투수들의 부진이었다.
kt는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했다. 타자 앤디 마르테를 제외하고 투수 3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일단 성적을 내기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된 선택이었다. 그러나 kt 외인 투수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시스코는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며 살 길을 찾았지만 외인 한 자리를 불펜으로 활용하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올 시즌 성적은 17경기서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

결국 시스코는 짐을 싸야 했다. 조범현 감독은 “시스코는 기복이 심했다. 안정적이지 못해서 활용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는 타자다. 야수가 쳐져 있기 때문에 공격력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지금은 그 선수들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비전을 가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조 감독에 의하면 새 외국인 타자는 수비 보다는 공격 쪽에 비중을 둔 내야수다. 공격력을 극대화하면서 젊은 투수들을 키우려는 계획은 세운 것이다. 현재 kt 선발진은 옥스프링-어윈의 외인 듀오에 이어 정대현(24) 엄상백(19) 정성곤(19) 등이 책임지고 있다. 10개 구단 통틀어 가장 젊은 선발진이다.
kt가 시스코의 대체자로 타자 용병을 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대현은 프로 6년차로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아직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선발로 꾸준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점차 좋아지는 모양새다. 엄상백, 정상곤 등에 비하면 경험도 풍부한 편이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고졸 신인 엄상백은 7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55를 마크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9일 마산 NC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kt 창단 후 첫 토종 선발승을 거뒀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박세웅의 아쉬움을 달래는 유망주의 탄생이었다. 좌완 정성곤도 아직 마운드에서 부족한 모습이지만, 제법 좋은 슬라이더를 뽐내고 있다.
여기에 롱 릴리프로 활약 중인 대졸 신인 조무근(24)과 지난 23일 첫 1군에 합류한 2015 우선지명 신인 투수 주권(20) 등이 착실히 경험을 쌓고 있다. 또한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던 신인 홍성무(22)도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한 자리가 타자로 채워지면서 이들이 받는 기회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연 kt의 젊은 투수들이 지금의 기회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엄상백-정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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