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창단 이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목받았던 내야수 문상철(24)이 서서히 타격 재능을 꽃 피우고 있다.
문상철은 2014년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t에 입단했다. 그는 입단 당시만 해도 공·수·주를 모두 갖춘 내야수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앞서 창단한 NC 다이노스의 스타인 나성범과 같은 선수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4 퓨처스리그 초반에도 홈런, 타점 부문 1위를 달리는 등 기대한 대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엔 갈비뼈 골절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다. 회복해 대구에서 치러진 1차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으나, 이번엔 허리가 말썽을 부렸다. 긴 시간 고생한 끝에 문상철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한 2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조범현 감독은 문상철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끝까지 문상철에게 기회를 줬다. 당시 조 감독은 지나가던 문상철을 불러 “내 체면 살려줘라”라고 할 정도로 굳은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문상철은 시범경기 11경기서 타율 7푼1리(14타수 1안타)에 그쳤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문상철은 “스프링캠프에 늦게 합류했다. 부진이 이것 때문이라 할 순 없지만 연습량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2군에서도 처음에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상철은 지난 8일이 돼서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러나 2타석을 소화한 문상철은 바로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 후 13일 만인 2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었다.
문상철은 “1군에 올라왔다가 한 경기 만에 내려갔다. 내려갈 때 후회도 많이 됐다”라고 했다. 2군에서 1군 부름을 받는 선수들을 보며 부러움도 있었다. 하지만 문상철은 “천천히 서두르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코치님들도 ‘편하게 임해라’, ‘천천히 가자’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타격감이 좋아졌고, 생각보다 일찍 다시 1군에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엔 스스로 후회 없는 스윙을 다짐했다. 문상철은 “이번엔 올라가서 후회 없이 내 스윙을 돌리고 오자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23일 한화전에 대타로 출전해 데뷔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24일 한화전에선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데뷔 첫 타점까지 올렸다. 그러더니 27일 잠실 LG전에선 우규민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거포 기대주 문상철의 의미 있는 홈런이 나왔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치며 멀티 히트 경기를 했다. 올 시즌 2번의 선발 출전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여곡절을 겪은 문상철이지만, 서서히 그 재능을 꽃 피우고 있다.
문상철은 27일 LG전 이후 “팀이 져서 아쉽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홈런이 빨리 나와서 기분이 좋다”면서 “이 홈런을 게기로 매 타석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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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kt 위즈 제공. 잠실구장에서 kt 팬에게 회수한 문상철의 데뷔 첫 홈런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