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젊은 강속구 투수 박종기(20)가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파워풀한 피칭을 하는 투수가 되는 것이 장래 목표다.
청주고 출신의 우완투수 박종기는 2013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갈고닦았고, 지난 시즌 종료 후 있었던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에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달 광주 원정 당시 퓨처스리그 투수 중 1군에 올라올 자원이 있냐는 물음에 박종기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감독은 그 말을 꺼내고 일주일 만에 박종기를 1군에 올렸다. 22일 등록된 그는 지난 26일 마산 NC전을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에릭 테임즈에게 허용한 솔로홈런 포함 1⅓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 27일 경기 전 마산구장 3루 덕아웃에서 만난 박종기는 “평소 자신 있게 던지는 편인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조금 긴장이 됐다”고 1군 데뷔 소감을 밝혔다.

테임즈를 만난 건 이미 그가 그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때린 뒤였다. 초구에 빠른 볼로 맞섰지만,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박종기의 데뷔 첫 피홈런. 이에 대해서는 웃으며 “테임즈를 상대했을 때도 조금 긴장을 했다. 투심으로 조금 뺄지, 아니면 빠른 공으로 붙을지 생각하다 정면승부를 했는데 초구에 홈런을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40km대 중반의 위력적인 공으로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2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수확이었다. 박종기는 “1군과 퓨처스리그는 선수 레벨이 다른 것 같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말로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음을 털어놓았다.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투심, 슬라이더, 커브를 가지고 있는데,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의 선수 본인의 의견이다.
최대 장점은 140km대 중반의 구속을 지속적으로 찍을 수 있는 강한 포심 패스트볼이다. “고 3 후반에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는 박종기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자신 있게 (타자와) 붙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개의 탈삼진 상황 모두 마지막 공은 포심이었다.
1군 첫 경기에서 짜릿한 순간도 있었지만 아쉬운 장면을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꼽았다.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묻자 박종기는 “초구에 (테임즈에게) 홈런을 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만나면 이겨보고 싶다. (빠른 공을 던져 맞았으니) 한 번은 빠른 볼로 이기고, 그 다음부터는 다양하게 상대할 것이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풀타임 1군 투수가 되려면 보완할 점도 많고, 실제로 투수 엔트리가 13명에서 12명으로 줄거나 다른 투수가 올라오게 됐을 때 1군에서 말소될 가능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머무르는 동안에는 자신 있는 피칭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종기는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피칭을 하겠다”며 앞으로도 힘을 앞세워 타자들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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