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발이 돌아왔다.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1)가 1군 복귀 후 2연승을 달렸다. 퇴출설을 잠재운 부활투다.
탈보트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 역투로 한화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KIA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탈보트의 퀄리티 스타트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28일 목동 넥센전 이후 9경기 만으로 시즌 두 번째. 이닝·탈삼진도 모두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으로 모든 면에서 최고의 투구였다. 지난 21일 문학 SK전 5⅓이닝 1실점에 이어 최근 2연승 행진.

탈보트는 개막전 선발로 낙점될 만큼 올 시즌 한화의 1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부상선수들이 속출한 시즌 첫 3경기에서 모두 4일 휴식 선발등판을 감수할 정도로 희생정신도 대단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사직 롯데전부터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5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잠실 두산전에서 보크 판정에 격분한 나머지 퇴장을 당하며 심리적으로도 많이 무너졌음을 드러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2군으로 보내 열흘 동안 쉴 수 있는 시간을 줬고,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75로 시즌 초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 경기 초반 탈보트는 1회 무사 1·2루, 2회 1사 2루, 3회 1사 1루로 위기가 계속 됐지만 실점을 허락하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4회부터 안정감을 찾은 탈보트는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버텼다.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과 주무기 서클 체인지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KIA 타자들을 확실히 제압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7회였다. 3-0으로 리드한 1사 1·3루 위기에서 니시모토 타카시 투수코치가 올라왔고, 투구수 102개에서 교체가 예상됐다. 하지만 탈보트는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박기남을 2루 직선타로 잡은 뒤 송창식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수교체 타이밍이 빠른 김성근 감독에게는 일종의 '에이스 대우'였다.
경기 후 탈보트는 "오늘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달성에 집중했고, 볼을 최대한 낮게 던지려 노력했다. 특히 투구 시 왼쪽 팔꿈치가 벌어졌는데 몸쪽으로 최대한 붙여서 투구한 것이 좋은 컨트롤로 이어졌다. 7회 이전까지 체인지업-슬라이더 모든 구종 마음에 들었다"며 "힘든 부진 속에서도 감독님께서 기다려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부인의 위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근 감독도 "탈보트가 이제야 제 모습을 찾았다"고 반색했다.
2연승과 함꼐 시즌 3승(3패)째를 거둔 탈보트는 평균자책점도 8.07에서 6.80으로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다. 열흘 동안 2군에서 심신을 추스르고 1군 복귀한 탈보트, 한화의 듬직한 1선발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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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