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좌완 투수 정대현(24)이 데뷔 후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스윕패를 막았다.
kt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정대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이로써 kt는 2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10승(39패)째를 수확했다. 이날의 수훈 선수는 단연 정대현이었다.
선발 등판한 정대현은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1km에 불과했으나,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공은 LG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 9이닝 당 볼넷이 5.8개로 많았던 정대현이지만 이날 경기에선 제구가 완벽했다. 정대현이 허용한 볼넷은 단 1개 뿐.

또한 정대현은 슬라이더(17개), 체인지업(27개), 커브(5개)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안쪽과 바깥쪽을 잘 파고들었으며 낮은 공도 인상적이었다. 정대현은 이날 데뷔 최다 이닝(7이닝)에 최다 탈삼진(9개) 등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팀도 4-0으로 승리하며 정대현은 2014년 5월 14일 문학 SK전 이후 379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정대현의 피칭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1회부터 4회 첫 번째 아웃카운트까지 퍼펙트 행진이었다. 1회엔 결정구로 직구를 활용해 삼진 2개를 잡았다. 2회엔 첫 타자 잭 한나한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정대현의 퍼펙트는 4회 1사 후에 깨졌다. 황목치승이 투수 오른쪽 번트로 안타를 만들었다.
주자가 나가자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곧바로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한나한, 채은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슬라이더와 커브로 타이밍을 뺏은 후 직구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위기 없이 6회까지 버텼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첫 타자 한나한을 2루수 오른쪽 깊숙한 타구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을 철저히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진루를 막았다. 2사 1루에선 나성용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날만 9개재 탈삼진을 뽑아냈다. 정대현은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로써 정대현은 kt 창단 후 두 번째 토종 선발승을 작성했다. kt는 현재 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을 제외하면 어린 선수들로 선발진을 꾸려가고 있다.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이 그 주인공. 정대현은 토종 선발 투수 중 맏형의 위치다. 그는 이전까지 다소 기복 있는 피칭을 보였으나, LG를 맞아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선발 투수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이날만큼은 ‘kt 에이스’라 불릴 만한 활약을 펼친 정대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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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