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우려, "야구 인기 추락할까 아찔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29 13: 00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아찔아찔하다". 
지난 27일 마산 두산-NC전에서 벌어진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벤치클리어링도 야구의 일부라고 하지만 무방비의 선수에게 공을 던지고, 이를 감추려다 때 아닌 진실공방이 일어나기도 했다. 야구 자체보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이 더 부각되고 있다. 최근 돌아가는 야구판 분위기가 그렇다. 
지난 23일 수원 한화-kt전에는 신명철이 한화 벤치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고, 9일 잠실 한화-두산전에서도 사인 훔치기 오해로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가 욕설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승부의 세계에서 신경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지만, 요즘은 야구장 안에서 서로를 향해 날선 비방을 하고 헐뜯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만 벌인다. 

현장의 최고 원로인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이 같은 야구판 분위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요즘 이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아찔아찔하다. 야구가 자꾸 지저분해진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쓸데없는 행동 때문에 하나하나 확대되고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야구가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흥미를 잃어버리고 뒤돌아설 수 있다. 야구의 인기가 좋을 때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어느 경기를 보니 관중이 없는데 슬프더라. 전체 야구계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김 감독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수 교체를 놓고도 말이 많은데 각자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 서로 말 조심하며 품위를 지켜야 하지 않나 싶다. 요즘 들어 (몇몇 선수들이) 나서서 싸우는데 그렇게까지 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유독 논란에 많이 휩싸인 김 감독이기에 조심스럽지만 승부에 집중되어야 할 야구가 다른 문제들로 부각되는 것이 좋을 게 없다고 했다. 지금이야 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좋지만 이런 식으로 안 좋은 사고가 부각된다면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일침이었다. 
아울러 김 감독은 KBO 상벌위원회의 처벌에 있어서도 형평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벌위원회가 기준이 없다. 형평성이 맞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 상벌위원회에서도 양 쪽 주장을 모두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니 일이 확대돼 커지는 것 아닌가"라는 게 김 감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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