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그렇게 홈런은 맞은 것은 처음 봤다.”
이틀 동안 피홈런 10개를 맞고 고개 숙였던 삼성 라이온즈가 홈런과 함께 일어섰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의 탄식을 선수들이 듣기라도 한 듯, 잠실구장에 홈런포 3개를 쏘아 올려 연패를 끊었다.
삼성은 29일 잠실 LG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올렸고, 최형우 나바로 김상수가 솔로포를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8회초에는 박한이의 적시타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류중일 감독 입장에서 넥센과 지난 두 경기는 악몽 그 자체였다. 토종 원투펀치 27일 경기 장원삼과 28일 경기 윤성환으로 넥센과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바라봤으나 갑자기 살아난 넥센 타선에 당했다. 넥센은 두 경기에서 각각 홈런 5개씩을 폭발시키며 이틀 동안 26점을 뽑았다. 삼성이 자랑하는 마운드가 초토화됐고, 삼성은 홈에서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채 무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류중일 감독은 넥센과 두 경기를 돌아보며 “이틀 동안 그렇게 홈런을 맞은 것은 처음 본다. 장원삼과 윤성환 모두 제구가 안 되니까 맞고 말았다. 그래도 그렇게 칠 수가 있는지 참 당황스러웠다”며 “윤성환이 이전 경기에선 제구가 정말 잘 됐는데, 어제는 공이 다 높았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맞았다. 윤성환이 3연타석 홈런을 맞은 것은 처음 본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삼성 타자들은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넘기는 홈런포를 가동했다. 최형우가 2회초 0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류제국의 패스트볼에 중월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폭발, 선취점을 뽑았다. 그리고 3회초에는 2사후 나바로도 류제국의 패스트볼에 중월 솔로포를 터뜨려 2-0으로 삼성이 앞서갔다. 두 타자 모두 류제국의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비거리 120m가 넘는 홈런을 만들었다.
5회초 세 번째 득점도 홈런이었다. 삼성은 박해민의 주루사로 찬스를 놓쳤으나 김상수가 류제국의 높게 제구된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렇게 삼성은 이틀 연속 홈런으로 울었다가, 홈런포를 가동하며 웃었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9승 20패를 기록,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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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