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유망주 투수에 대한 기대와 우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31 06: 00

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올 시즌 젊은 투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타내고 있다. 여러모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조 감독이다.
올 시즌 kt의 선발진은 크리스 옥스프링-필 어윈의 외국인 투수에 젊은 선수들이 나머지 자리를 채우고 있다. 당초 앤디 시스코까지 외국인 투수 3명이 자리를 잡아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스코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중도 퇴출됐다. 어윈도 외국인 투수답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어, kt는 유망주 투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시스코 대신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의 영입을 발표했다. 조 감독은 투수 대신 타자를 영입한 것에 대해 “야수가 쳐져 있기 때문에 공격력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지금은 그 선수들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중점은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에 맞춰져 있었다.

어린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고 있어 전망도 밝다. 고졸 신인 엄상백은 지난 19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30일 수원 kt전에서도 6이닝 1실점 호투하며 2승을 눈앞에 뒀다.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는 날아갔지만, 고졸 신입답지 않은 명품 체인지업을 앞세워 데뷔 후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따냈다.
토종 선발 투수 중 맏형인 정대현도 28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데뷔 휘 최고의 피칭으로 조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또한 정성곤, 조무근, 이창재 등 신인급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프로 1년차임에도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에 조 감독은 흐뭇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선수들이 걱정된다.
조 감독은 “더운 날씨에 신인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난 28일 잠실 LG전에 앞서서는 불펜 피칭을 하고 있는 엄상백을 바라보며 “젊은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어떻게 버텨줄지...”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현재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심재민의 활용법만 봐도 그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심재민은 올 시즌 중간 계투진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 중 하나였다. 22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지난 21일 심재민을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부진이나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조 감독은 “쉬게 해주려고 2군으로 보냈다. 수술도 했었기 때문에 2군에 보냈고, 5일 동안 피칭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심재민은 2014년 프로 입단과 동시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조 감독은 당시에도 무리시키는 일 없이 차근차근 재활의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현재는 무리 없이 공을 던지지만,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그리고 심재민은 28일 수원 두산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1군 등록은 아니었지만, 조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이를 지켜본 조 감독은 “휴식을 줬더니 공이 좋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뿐만 아니다. 올해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의 등판 상황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김재윤은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며 단숨에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 감독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팀 상황을 보고 어쩔 수 없으면 내보내야겠지만 조심스러운 상태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투수로서 좋은 기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kt는 젊은 투수들을 믿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도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 다만 이 선수들이 1군 데뷔 시즌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팀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조 감독의 믿음과 걱정 속에 유망주 투수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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