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외인 투수들에게 반전극은 없었다.
두산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김현수의 3타점 활약을 앞세워 10-6으로 승리했다. 승리한 쪽은 두산이었지만 양 팀의 7번째 맞대결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한 유네스키 마야(34, 두산)와 필 어윈(28, kt)은 부진했다. 마야는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고, 어윈은 5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아쉬운 모습이었다.
두 선수는 모두 올 시즌 부진에 빠져있었다. 마야는 10경기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8.40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4월 9일 잠실 넥센전에선 9이닝 무실점으로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KBO 통산 역대 12번째의 기록. 대기록을 남기며 올 시즌 활약이 예상됐지만, 마야는 그 이후 깊은 부진에 빠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마야에 대해 “오늘 경기까지 지켜보겠다. 2군으로 내려가서 재조정할 수도 있고 다른 구상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외국인 교체 등의 확실한 결단을 내린 것은 아니었지만 부진이 계속될 경우 두산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도 가능한 상황.
반전을 노렸지만 마야는 이날 kt전에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마야는 1회말 1사 후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줬고, 2사 2루에선 김상현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선제 실점했다. 팀이 3-1로 앞선 3회말엔 2사 후 김상현에게 우전안타, 장성우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5회에 2점을 추가로 올리며 마야를 도왔지만 마야는 5회말 3연속 안타를 맞고 5-5 동점을 허용.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총 투구수는 87개.
상대 선발 어윈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윈은 올 시즌 8경기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7.90으로 부진했다. 어윈은 8일 수원 LG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내며 반등하는 듯 했다. 그러나 14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10실점으로 무너졌다. 1군 엔트리 제외 후 26일 잠실 LG전서 다시 기회를 얻었고, 6이닝 4실점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kt는 27일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면서 어윈도 위기에 몰렸다. 매 경기가 생존 경쟁이었다. 그러나 어윈은 31일 두산전에서 5이닝 11안타를 맞으며 또 다시 부진했다. 수비 도움도 아쉬웠으나 어윈의 구위는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타선이 선취점을 따냈으나 2회초 유격수 심우준의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에서 3개의 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4회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5회초 1사 후 민병헌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고, 후속타자 김현수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흔들렸다. 어윈은 5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졌다. 여전히 어윈의 투구 패턴은 단조로웠다. 이날 경기선 볼넷 1개만을 내줬으나 두산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 당했다. 결과적으로 마야도, 어윈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셈이다.
과연 양 팀이 큰 기대를 모았던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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