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문제점이다. 이제 남은 것은 빠르게 문제점을 추스르는 일이다.
지난달 3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원정경기에서 전북은 유창현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황의조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 최강희 감독은 실망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게 경기 소감을 밝혔다.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을 했다는 반응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심경을 짧지만 정확하게 표현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질 때도 됐다"고 말했다. 선두 독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등 화려한 성적에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연승과 1위에 가려 있던 걱정거리가 다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까지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5연승을 달렸다. 지난 4월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전남 드래곤즈에 연패를 당했지만, 이후 공식 경기에서 7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다시 이어갔다. 문제점은 전혀 없는 듯 했다. 그러나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달랐다.
문제점은 분명 존재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달 16일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다. 전북은 대전에 선제골을 내줬다가 이동국과 레오나르도의 연속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차지했다. 당시 최 감독은 "이긴 것이 다행일 정도로 산만했다"며 승리에도 혹평을 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집중력 저하다. 대전전에서도 집중력 저하가 아쉽다고 강조했던 최강희 감독은 성남전에서도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정신적인 것이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선수들이 평소답지 않은 애매한 처리 등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봤다.
문제점을 아는 만큼 빠르게 추스려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전북의 6월 일정은 최악이다. 당장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포항으로 원정을 떠나야 하고, 포항 원정 뒤에도 이틀 휴식 후 FC 서울과 홈경기가 기다린다. 경기 전 최 감독이 "성남전이 문제가 아니다"며 걱정할 정도의 일정이다.
결국 흔들린 분위기를 완벽하지는 못해도 최대한 추스려야 한다. 전술적인 문제는 빡빡한 일정 내에서는 건들 수가 없다. 다만 흔들린 분위기와 성남전에서 문제가 된 집중력,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다. 전북은 순간의 흔들림이 장기적인 흔들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sportsher@osen.co.kr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