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은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밴 헤켄은 지난달 31일 인천 SK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시즌 성적은 12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3.39. 74⅓이닝 동안 81개의 삼진을 잡아 탈삼진 1위, 다승 2위, 이닝 3위에 올라 있는 등 리그 상위권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대 3년차였던 지난해 20승(6패)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밴 헤켄은 올 시즌도 꾸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면서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노리고 있다. 그의 존재감은 무엇보다 선발진이 탄탄하지 못한 팀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는 점이다.

또 하나 그가 넥센에 중요한 것은 바로 움직이는 교보재기 때문. 한국나이로 37살인 그가 아직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승리를 수확할 수 있는 것은 그의 꾸준한 생활 때문이다. 손혁 넥센 투수코치는 최근 "밴 헤켄은 무실점을 하든 4실점을 하든 매일 생활 리듬이 똑같다. 자신의 방식을 갖고 야구를 해나가기 때문에 꾸준하다"고 칭찬했다.
그래서 손 코치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는 투수가 밴 헤켄이다. 손 코치는 "나는 일찍 야구를 그만뒀기 때문에 지금 어린 투수들이 내가 야구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밴 헤켄은 지금 옆에서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보다 밴 헤켄의 마운드 안팎에서의 모습이 더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31일 경기 후 "밴 헤켄이 에이스로서 경기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밴 헤켄을 보면서 팀 투수들도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 빠른 공이 아님에도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밴 헤켄의 경기 운영 능력은 넥센의 어린 투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넥센은 에이스 밴 헤켄을 배려하고 있다. 선발 스케줄이든 생활 환경이든 밴 헤켄에게 먼저 선택권을 준다. 밴 헤켄 역시 한국에서의 생활과 팀 분위기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어 4년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밴 헤켄은 "사람들은 내가 2년차, 3년차가 되면서 약해질 수 있다고 했지만 나도 그만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장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욕심을 밝힌 바 있다.
손 코치는 "밴 헤켄이 많은 포크볼을 던지면서도 어떻게 팔꿈치 통증 없이 계속 야구를 하는지 지켜보라"며 그에 대한 칭찬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성실하고 꾸준한 생활 습관, 차분한 성격 등 야구선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지닌 밴 헤켄이 있어, 넥센은 1선발 뿐 아니라 투수들의 '교과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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