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 확 달라진 수비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한화는 5월 한 달 동안 27경기 13승14패로 5할 승률에 1승이 모자랐다. 부상선수들이 속출한 상황에서 비교적 선전했지만 10개팀 중 8위에 그쳤고, 4월까지 공동 4위였던 순위는 7위로 내려갔다. 투타 모두 힘겨웠지만 그에 못지않게 수비 붕괴 현상이 두드러진 5월이었다.
한화는 5월 한 달 27경기에서 32개의 실책을 범했다. 신생팀 kt의 27개보다도 5개 더 많은 리그 최다 실책이었다. 3~4월 24경기에서는 16실책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 적은 실책이었지만 5월에는 대량 실책을 쏟아냈다. 지난달 19일 문학 SK전 5실책, 30일 울산 롯데전 4실책 포함 2실책+ 경기만 7번이다.

5월 마지막 경기였던 31일 롯데전도 결국 수비에서 진 것이었다. 1-1로 맞선 3회말 짐 아두치의 크게 원바운드 된 땅볼 타구를 3루수 주현상이 급하게 쫓다 뒤로 빠뜨리며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아두치는 2루 도루 후 최준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냈다. 4회에도 김민하의 평범한 파울플라이 타구를 1루수 김회성이 놓쳤다. 둘 모두 공이 글러브에 닿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책이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실책이었다.
어느덧 한화의 팀 실책은 48개로 kt(49개)에 이어 리그 최다 2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평균 0.94개. 리그 최다 113개의 실책을 범한 지난해 0.88개보다 오히려 더 많아졌다. 물론 실책 숫자가 수비력을 나타내는 절대적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시즌 초반에 비해 한화 수비의 견고함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시즌 초반 주전 3루수로서 몰라보게 달라진 수비를 뽐냈던 김회성은 최근 1루수로 많이 나오지만, 세밀한 연계 플레이에서 적응이 안 된 모습이다. 정근우도 팀 사정상 2루수-중견수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주현상도 체력이 떨어졌는지 수비에서 집중력이 저하된 모습. 김경언·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성열·황선일의 외야 수비는 매우 불안하다.
설상가상으로 포수진도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도루 저지에서 상대에게 한 베이스를 너무 쉽게 내주고 있다. 지난해 리그 전체 도루저지율 1위(.349)에 올랐던 한화는 올해 리그 9위(.233)로 떨어졌다. 도루허용만 놓고 보면 69개로 가장 많으며 포수 패스트볼도 6개로 최다. 안방부터 수비가 불안하니 전체 팀 수비 자체가 안정되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처럼 한화 수비가 흔들리고 있는 데에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따른 포메이션의 변화와 함께 체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으로 이동함에 따라 적응이 쉽지 않았고, 겨우내 강훈련을 시작으로 시즌 초반 피로감 높은 경기를 치르며 지쳐있다. 한화가 6월에 다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수비를 재정비하며 체력 관리를 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5월에 켜진 적신호는 6월을 짐어삼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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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