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양면에서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바야흐로 자신의 선수 경력에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기분이다. 롯데 3루수 황재균(28)의 이야기다. 자신의 최고 시즌이 유력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3루수 판도를 양분해왔던 최정(SK)과 박석민(삼성)의 양대산맥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황재균은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의 신바람나는 공격 야구에 최전선을 맡고 있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계속 쌓아가고 있는 황재균은 올 시즌 52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3할3푼5리, 14홈런, 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도 6개를 보태며 공·수·주 3박자에서 모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느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타율은 리그 10위, 최다안타 리그 공동 3위, 득점 6위, 홈런 공동 6위, 타점 공동 3위, OPS는 7위다. 52경기에서 21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며 9할7푼5리의 수준급 수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의 간판스타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이유다.

2007년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황재균은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로 손꼽힌다. 경력이 계속 완만한 오르막을 타고 있다. 이런 황재균의 최고 시즌은 지난해였다. 128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12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첫 3할 시즌, 그리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대표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황재균은 올해 자신의 최고 시즌을 다시 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황재균을 놓고 또 하나의 관심이 몰리는 부분은 바로 최고 3루수 등극이다. 황재균은 데뷔 이후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기억은 없다. 비슷한 또래의 두 선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최정과 박석민이다. 황재균의 데뷔를 즈음해 김동주(전 두산)와 이범호(KIA)가 버티던 3루수 포지션은 최근 최정과 박석민의 양대산맥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하게 이동했다. 실제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최정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박석민이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올해는 골든글러브의 수상자가 달라질 가능성이 보인다. 대형 FA 계약을 맺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최정은 잔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34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5홈런, 21타점을 기록한 채 최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박석민 또한 자신의 이름값과 걸맞은 활약은 아니다. 51경기에서 타율 2할7푼, 5홈런, 35타점이다. 장타력에 아쉬운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황재균의 기록은 두 선수 이상이다. 새로운 3루의 주인공이 탄생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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