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1승’ SK의 만신창이 성적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1 13: 28

SK가 최악의 분위기로 5월을 마무리했다. 10경기에서 열심히 싸웠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은 경기는 딱 한 번이었다. 그 덕에 그간 승리를 쌓아온 곳간도 텅 비기 직전이다. 반등이 절실한 가운데 기록을 놓고 보면 이보다 더 나빠지기도 힘들다.
SK는 21일 인천 한화전부터 31일 인천 넥센전까지 10경기를 했다. 그 중 이긴 경기는 에이스 김광현의 역투를 앞세운 27일 인천 롯데전이 유일했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8패1무를 기록했다. 21일 경기 패배를 시작, 22일부터 24일까지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26일까지 5연패를 기록했다. 27을 간신히 연패를 끊었으나 28일 롯데전서 패했고 29일부터 열린 넥센과의 홈 3연전에서는 2패1무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선두를 넘나들던 순위는 이제 6위까지 처졌다. 넉넉한 승패차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런 부진 속에 이제 승패차는 +2까지 줄어들었다. 선두와의 승차도 4.5경기로 벌어졌다. 사실상 그간 벌어놨던 것을 모두 까먹은 상태에서 5월이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세부적인 경기 내용도 너무 좋지 않았다. 투수들은 투수들대로, 타자들은 타자들대로 고전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는 점 또한 찜찜함을 남겼다.

시즌 초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던 마운드는 이 기간 중 평균자책점 4.90을 기록했다. 삼성과 함께 리그 선두를 다투던 SK의 평균자책점은 이 기간 동안 리그 7위였다. 역시 선발이 무너진 것이 컸다. 이 기간 중 SK 선발투수들은 5.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9위의 성적이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딱 2번(27일 김광현, 31일 밴와트)에 불과했다.
선발이 경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조기에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켈리가 손목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것이 뼈아팠고 대체자들은 만족스러운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이는 불펜에 부하가 걸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롱릴리프들을 빼 선발로 돌리는 와중에 체력 및 이닝관리가 잘 되던 필승조들이 조기에 투입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3.89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기간 2위를 기록한 불펜이 용했다.
타선은 최악이었다. SK는 10경기에서 2할1푼9리의 팀 타율을 기록했다. 9위 한화(.244)에 한참 처지는 독보적인 꼴찌였다. 출루율 3할3리, 장타율 3할1푼1리 역시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득점권 타율은 처참했다. 1할3푼2리였다. 이런 수치는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다. 10경기에서 득점은 24점, 경기당 평균 2.4점에 불과했다. 이런 수치로 승리를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었다.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타율 2할9푼7리, 3홈런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타율은 죄다 곤두박질쳤다. 리드오프 이명기는 1할9푼4리, 시즌 초반 타점을 쓸어담던 이재원은 1할3푼6리, 하위타선의 핵심이었던 정상호는 1할8푼2리, 한창 타격감이 좋았던 박재상은 1할7리에 머물렀다. 이 기간 SK의 잔루는 총 81개로 롯데(83개)에 이어 2위였는데 롯데는 많이 나간 만큼 잔루가 쌓일 수밖에 없었던 반면 SK는 나간 주자마저 불러들이지 못한 차이가 있다.
이처럼 만신창이와 같은 10경기를 보낸 SK는 6월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다. 최정이 여전히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김강민이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이명기의 타구질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벤치의 판단. 여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던 두 포수(정상호 이재원)도 31일 넥센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말 그대로 더 떨어질 곳이 없는 타격이다. 밴와트, 윤희상, 켈리의 순차적 복귀로 다시 완성된 선발진도 기대를 걸 만한 구석이다. 최정도 6월 중순 정도에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6월 승부에서 버티지 못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선수들을 충분히 관리하며 7월 이후 승부를 보고 있는 SK지만 한 번 처진 순위를 다시 올려놓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된 2015년 프로야구다. 어떤 변수가 속출할지도 알 수 없다. 특히 시즌 전 “예상보다 약점이 많다. 주축 선수들은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고 신예 선수들은 견제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타선은 앞으로도 널뛰기 행보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마운드는 큰 문제가 없지만 SK가 타격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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