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다사다난한 5월을 보냈다. 3연승으로 한 달 간 12승 11패한 두산은 월간 순위 4위로 5월을 마쳤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골반 통증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하게 되면서 김태형 감독은 4월까지 승률 5할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16승 8패로 매우 좋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5월 목표를 더 높게 설정하지 않고 똑같이 5할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월간 승률 5할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김 감독이 5월에 5할 승률만 해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던 것은 악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장원준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외국인 타자 잭 루츠는 웨이버 공시됐고, 마무리는 윤명준에서 노경은으로 바뀌었다. 부진했던 홍성흔은 퓨처스리그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4월까지 5.63이던 마야의 평균자책점은 5월 들어 12.15로 치솟았다. 이 모든 일이 5월 한 달에 다 일어났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악재들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두산은 연패를 뚫고 연승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5월 5할 승률이라는 과제를 완수했다. 공수에서 꾸준히 활약해준 김재호, 5월 전 경기에서 최소 6이닝 이상을 책임진 유희관, 열흘간 퓨처스리그에서 밸런스를 되찾고 강해져 돌아온 오현택 등이 5할 승률의 주역들이었다.
5월을 힘들게 버텼다면, 6월에는 팀 전력이 상승할 호재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입국한 새 외국인 타자 로메로는 취업 비자를 위해 일본에 가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로메로는 오는 3일 귀국할 예정인데, 1군 엔트리에 등록되어 4번 타순에 배치된다면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무게감을 갖출 수 있다.
좌완 이현승도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통해 46구를 던진 이현승은 2일 다시 라이브 피칭을 할 계획이다. 통증 없이 50구 정도를 소화하면 오는 5일부터 이천에서 있을 롯데와의 3연전 중 1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현승이 실전에서 8~90개를 던지게 할 방침이다.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 동안 괜찮으면 1군 복귀도 곧 현실이 된다.
최악의 5월을 보낸 유네스키 마야의 경우 6월이 중대한 기로다. 1~2차례 부진한 투구를 반복하면 구단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현승은 선발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고, 최근에는 진야곱도 2경기 연속 5이닝 투구를 하며 선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미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감독이 직접 말한 만큼 마야는 즉각적인 변화로 건재를 증명해야만 한다.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올라온 점은 위안거리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져있던 1군급 선수들은 이현승을 마지막으로 모두 준비가 완료된다. 이제 부진한 선수들만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된다.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에서 홍성흔과 오재원은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윤명준도 3⅓이닝 4탈삼진 퍼펙트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마야까지 호투 대열에 가세하면 두산 전력은 6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완전체로 거듭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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