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피츠버그 내야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의 칭찬 릴레이도 계속되는 중이다. 강정호의 계약이 피츠버그로서는 매우 현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제프 설리번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 FOX스포츠에 기고한 컬럼에서 피츠버그의 겨울 계약이 매우 현명했다는 생각을 밝히며 그 중 하나로 강정호의 계약을 언급했다. 설리번은 4월 부진했던 피츠버그가 5월 반등했다며 그 중심에는 지난겨울 계약을 맺은 A.J 버넷(1년 850만 달러), 프란시스코 서벨리(1년 98만7500달러), 강정호(4년 1100만 달러),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1년 51만5000달러), 랍 스카힐(1년 51만7500달러)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았다.
설리번은 강정호에 대한 평가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설리번은 “강정호가 유격수와 3루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로포드가 완벽한 비교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강정호는 두 포지션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숫자가 이를 대변한다”고 강정호의 활용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어 설리번은 강정호가 지난 5월 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이안 케네디를 상대로 한 홈런을 대표적인 근거로 들었다. 설리번은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강정호의 타구 속도는 109마일이었으며 거의 450피트에 가까운 비거리를 기록했다. 강정호의 힘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홈런은 요행(fluke)으로 쳐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피츠버그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검증도 덜 된 KBO 리그의 선수와 계약하게 된 과정을 설명한 설리번은 “의심의 여지없이 위험성이 있었다. 하지만 피츠버그의 스카우트들은 MLB에서도 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KBO 리그 최고 타자를 지켜봤다”라면서 “그는 당초 보험으로 보였으나 이제는 조디 머서의 부진과 함께 더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최근 향상된 입지를 설명했다.
설리번은 “얼마나 많은 팀들이 파워히팅을 할 수 있는 유격수를 원하는가?”라고 최근 리그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피츠버그는 에딘슨 볼케스(캔자스시티)의 절반 가격에 강정호를 영입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그는 (MLB에) 쉽게 적응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그가 어떻게 이런 싼 계약을 맺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라고 강정호의 투자 대비 효과를 칭찬했다.
지난해 피츠버그의 에이스 몫을 했던 볼케스는 캔자스시티와 2년간 2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강정호의 총 투자 금액은 포스팅 금액을 합쳐 4년 2100만 달러 정도다. 이를 생각할 때 강정호의 계약 금액은 현재 그가 보여주고 있는 기량에 비해서는 저렴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강정호는 시즌이 절반도 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1.5 정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리그 유격수 부문에서 TOP 5에 해당한다. 설리번의 분석대로 피츠버그의 투자가 대성공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내비치는 숫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