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제조기’ 베테랑 트리오의 무한 질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2 13: 00

요즘 뜨는 말로 “내 나이가 어때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젊은 후배들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야수 베테랑 3인방이 서서히 대기록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승엽(39, 삼성) 이호준(39, NC) 홍성흔(38, 두산)이 값진 기록들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몰린다.
세 선수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들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미 은퇴를 하고 코치직에 있어야 할 나이지만 묵묵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팀 내 후배들 중 이들을 뛰어넘을 선수들이 마땅치 않을 정도다. 단순한 베테랑의 가치가 아닌, 실력으로 경쟁을 이겨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한걸음씩 앞으로 나간 결과, 이제는 대기록도 눈앞이다.
이승엽은 KBO 리그 역사상 누구도 밟은 적이 없는 400홈런 고지가 보인다. 399개로 딱 1개를 남겼다. 이르면 2일부터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3연전에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워낙 포항구장에서 강했다. 구단도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한 시즌 최다 홈런(2003년 56개), 그리고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놀랍다. 2012년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400홈런 고지는 의심하는 이들이 분명 있었으나 변함없는 힘을 과시하며 전설이 될 준비를 마쳤다.
이승엽이 화려한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면, 이호준은 묵묵히 값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개인 300홈런이다. 이승엽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300홈런도 KBO 역대 7명만이 가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이호준 또한 300홈런에 1개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주 달성이 유력시된다. 1996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후 14번이나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장타를 과시한 이호준의 기념비적인 업적이다.
사실 한 번도 리그 최고 타자라는 호칭은 받아보지 못한 이호준이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2013년 NC로 이적할 당시 “이미 전성기는 끝났다”라는 말이 있었으나 이호준은 2013년 18홈런-78타점, 2013년 20홈런-87타점, 2014년 23홈런-78타점으로 홈런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해는 벌써 14개의 홈런을 기록했음은 물론, 62타점을 쓸어 담는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300홈런은 이런 이호준의 회춘을 상징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베테랑인 홍성흔은 2000안타가 눈앞이다. 1일까지 1990안타를 기록, 10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몰아친다면 역시 이번 주 내 도달 가능성이 있다. 2000안타는 양준혁 전준호 장성호 이병규까지 역대 4명만이 가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이승엽과 이호준도 아직 안타에서는 홍성흔보다 개수가 훨씬 처진다. 1999년 두산에서 데뷔한 이래 홍성흔은 13번의 시즌에서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으며 140안타 이상 시즌도 7번에 이른다.
현재는 지명타자 몫에 전념하고 있지만 홍성흔은 2006년 정도까지만 해도 포수로 더 이름을 날리던 선수였다. 포수가 공격까지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시의 활약이 현재 2000안타의 기반을 쌓았다고 볼 수 있다. 포수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로는 첫 2000안타라 그 역시 가치가 있다. 이처럼 세 베테랑의 값진 기록 달성이 언제쯤 이뤄질지 팬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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