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용-나성범, 4년 기다린 '형제대결' 성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02 06: 11

프로야구에 모처럼 형제 더비가 성사됐다. 동생의 프로 데뷔부터 4년을 기다린 끝에 형제 대결이 이뤄졌다. 
2일부터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LG와 NC의 주중 3연전은 형제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 내야수 나성용(27)과 NC 외야수 나성범(26)은 한 살 터울의 형제로 어릴 적부터 함께 야구를 해왔다. 대성초-진흥중-진흥고-연세대까지 학창 시절에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프로에서는 적으로 갈라섰다. 
야구를 먼저 시작한 것은 형 나성용.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했고, 동생 나성범이 이듬해 형을 따라 야구를 했다. 처음 나성범은 야구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당시 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나성용의 동생이란 사실을 안 뒤 더욱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형은 포수, 동생은 투수였다. 학창 시절 형제 배터리로 이름을 알렸다. 두 선수 모두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후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았지만 나란히 대학 진학을 택했다. 그리고 대학에서 한 단계 성장하며 4년 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먼저 프로에 데뷔한 나성용은 2011년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첫 시즌을 마친 뒤 FA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낙점돼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다. 동생 나성범은 2012년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신생팀 NC의 부름을 받고 스타로 성장했다. 
프로에서도 형제 배터리를 꿈꾼 두 선수는 팀이 갈렸고, 포지션도 변경했다. 나성용은 포수 마스크를 벗고 내야수로 전업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보다 타격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대학 시절 왼손 강속구 투수였던 나성범도 NC 입단 후 김경문 감독 권유아래 타자로 전향하며 외야수로 변신했다. 
프로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건 동생이다. 2013년부터 1군 데뷔한 나성범은 2년차였던 지난해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해결한 형은 1군 첫 경기였던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LG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지난 2011년 나성용이 프로 지명을 받을 때 나성용은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뛰는 형제 선수들을 보면 정말 부러웠다. 동생과 내가 같이 1군에서 뛴다면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실 것이다. 동생과 꼭 1군에서 함께 뛰고 싶다"고 형제 대결을 소망했다. 나성범도 2012년 데뷔 시절 "1군에서 형과 붙고 싶다"며 만남의 순간을 기다렸고, 데뷔 4년 만에 꿈이 이루어졌다. 
역대 프로야구에는 수많은 형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거쳐갔다. 쌍둥이 형제로 유명한 구천서-구재서를 비롯해 양승관-양후승, 김상기-김동기, 정명원-정학원, 구대진-구대성, 지화동-지화선, 윤형배-윤동배 정수근-정수성 그리고 최근에는 조동화(SK)-조동찬(삼성) 형제가 대표적이다. 나성용-나성범 형제도 이들에 이어 형제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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