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의 미래를 본 선택이다. 하지만 현재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현재에 만족해야 미래도 만족할 수 있다.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1일 23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오는 11일과 16일 열리는 두 차례 A매치를 위한 소집이다. 한국은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후 태국 방콕으로 이동해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한국이 가진 모든 전력을 동원하지 못한다. 구자철과 박주호(이상 마인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위건)이 기초군사훈련 소집으로 함께 하지 못하고, 기성용(스완지 시티), 김주영(상하이 상강),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윤석영(퀸스 파크 레인저스), 김은선(수원 삼성)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 자원을 소집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미래 지향적인 선택을 했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하대성(베이징 궈안), 양상민(수원 삼성) 등의 소집도 고민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그러나 해당 포지션에서 더 젊은 선수들이 더 나은 활약을 보인다고 생각했을 땐 미래를 보고 젊은 선수들을 소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소집 명단이 기존에 비해 능력은 물론 경험에서도 무게감이 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골키퍼까지 통틀어 가장 A매치에 많이 뛴 선수가 만 27세의 이청용(65경기)이니 말이다. 23명의 선수 중 A매치 출전이 20경기가 안되는 선수가 11명이고, A매치 출전이 3경기가 안되는 선수가 무려 5명이다.
스쿼드의 무게가 가벼워졌지만 상황이 변한 건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차례의 A매치에서 승리로 현재를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이 될 미얀마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로, 미얀마(158위)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승리 외의 결과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핑계를 찾지는 않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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